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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리즈 시절’ 되찾은 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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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리즈 유나이티드 승격을 이끈 명장 비엘사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리즈 유나이티드 승격을 이끈 명장 비엘사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2위 웨스트 브로미치(승점 82)가 18일 열린 2019~20시즌 허더즈필드전에서 1-2로 졌다. 막상 경기를 한 두 팀보다 더 크게 주목받은 팀이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다. 리즈(승점 87)는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프리미어리그(1부)로 승격하는 2위 자리를 확보했다. TV로 경기를 지켜본 리즈 선수단은 얼싸안고 기뻐했다. 같은 날 이어진 경기에서 3위 브렌트퍼드(승점 81)가 스토크시티에 0-1로 지면서 리즈는 1위를 확정했다.

하부 전전하다 프리미어리그 승격 #비엘사 감독 부임 2년간 3위-우승

17년 만에 ‘리즈 시절’이 돌아온다. ‘리즈 시절’은 누군가의 전성기, 황금기를 뜻한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미드필더 앨런 스미스가 뛰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잘 나갔다. 2005년 전후로 국내 축구 팬들이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스미스의 리즈 시절을 가리켜 만든 단어다.

리즈는 2000~01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도 진출했다. 당시 멤버가 스미스, 리오 퍼디낸드, 해리 키웰 등이었다. 하지만 무리한 선수 영입과 방만한 구단 운영으로 2003~04시즌 19위에 그쳐 2부로 강등됐다. 2007년에는 3부까지 추락하는 등 16시즌 간 하부리그를 전전했다.

17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끈 리즈 유나이티드 비엘사 감독과 선수들. [사진 리즈 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17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끈 리즈 유나이티드 비엘사 감독과 선수들. [사진 리즈 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2018년 ‘엘 로코(EL Loco·광인)’ 마르셀로 비엘사(64·아르헨티나·사진) 감독이 리즈 사령탑에 부임했다. 천재성과 기행을 선보이는 비엘사의 별명은, 조세 모리뉴 토트넘 감독 별명 ‘스페셜 원’에 빗대 ‘크레이지 원’이라 불린다. 비엘사가 조련한 리즈는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올랐지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리즈는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점(34) 팀이다. 비엘사는 리즈 부임 후 승률 55%(98경기 54승)인데, 이는 구단 100년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축구통계매체옵타는 그를 ‘메시아(구원자)’로 불렀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유럽에 1990년대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있었다면, 2000년대 남미에는 비엘사가 있다. 그는 전술 천재다. 엄청난 압박, 독특한 포메이션, 유기적인 위치 변경, 빠른 템포로 상대를 파괴한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호르헤 삼파올리 전 세비야 감독 등 아르헨티나 지도자의 롤 모델이 비엘사”라고 소개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리즈는 시내에는 비엘사 이름을 딴 거리 ‘마르셀로 비엘사 웨이’를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장미 전쟁’이라 불리는 리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전도 세계 축구 팬의 기대를 모은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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