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인력이 없어요” 해수욕장 28개 태안군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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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대책에 애를 먹고 있다. 태안군은 충남 전체 해안선(1242㎞)의 45%인 559.3㎞에 28개나 되는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다. 방역 범위가 넓은 데다 방역 계도요원 모집도 힘들어 해수욕장마다 발열 체크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리포·몽산포 발열체크 가능 #인력·예산 부족한 다른 곳 불가

태안군은 지난 4일 지역 28개 해수욕장을 일제히 개장했다. 이들 해수욕장은 오는 8월 16일까지 44일간 운영된다. 군은 이 가운데 피서객이 가장 많은 만리포와 몽산포 해수욕장에 드라이브 스루 발열체크 시스템을 설치했다.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하고 정상이면 손목밴드를 착용토록 하는 서비스다.

군은 발열체크 시스템 운영을 위해 98명을 채용했다. 인건비 3억3320만원 가운데 90%는 정부 희망일자리 사업 예산으로 쓴다. 나머지 10%만 태안군이 부담한다. 이들은 해수욕장 운영 기간에 하루 8시간씩 근무한다. 무더위 속 근무 환경 등을 고려해 1시간 근무 후 1시간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그런데 해수욕장 개장과 동시에 10여 명이 그만뒀다.

태안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무더위에 야외에 서 있어야 하는 등 근무조건이 열악하다 보니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발열체크 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윤범씨는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초순에는 근무가 더욱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태안군은 나머지 26개 해수욕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등의 문제로 피서객 발열체크는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해수욕장 계도인력을 활용한다. 군은 당초 계도인력 목표인 68명에 크게 부족한 29명 선발에 그쳤다. 이들 인력은 해변에서 파라솔 2m 간격 유지와 마스크 착용 점검 등을 한다. 군은 계도인력을 만리포·몽산포·삼봉·학암포·꽃지·연포 등 17개 해수욕장에 배치했다. 태안군 측은 “여름 휴가철인 데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지역에 일할 사람이 없다”며 “인력을 추가 모집하겠다”고 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상가 번영회 등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해수욕장 샤워실·화장실 등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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