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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신물질 4~6주내 제조”…일반인 백신은 일러야 연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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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사실상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감염자 1위 미국이 가장 적극적 #연내 목표 노바백스 2조원 지원 #국내선 내년 하반기 나올 전망 #“상용화 돼도 코로나 종식 힘들어”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에선 160개 후보 물질을 놓고 경쟁적으로 백신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 중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것만 23개다. 최종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인 것도 2개(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과 중국 바이오기업 시노백에서 개발 중인 백신)다. 백신에 대해 제기되는 주요 궁금증을 일문일답 방식으로 풀었다.

백신 개발 어떤 단계 거치나

백신 개발 어떤 단계 거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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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나오나.
통상 백신 개발에는 수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은 이례적 상황이다. 과거 신약 개발에선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지원에다 규제와 절차도 축소하는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감염자 수 1위인 미국이 적극적이다. 신속한 임상시험 허가, 임상 1·2상 동시 진행, 임상시험과 대량생산 동시 진행 등이 대표적이다. 백신 개발 제약사에 지원되는 정부의 자금도 파격적이다. 지난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체 노바백스의 경우 연내 백신 유통을 목표로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에 따라 16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는 “4~6주 안에 백신 물질 제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번 여름이 끝날 때는 활발하게 백신을 제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는 백신 후보 물질이 모든 개발 절차를 차질 없이 마친다는 전제가 깔렸다. 또 개발을 마친다 해도 상용화를 위해선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당장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백신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나온다는 의미는 아니란 얘기다. 다만 각국의 속도전을 감안하면 국내 의약계·학계 전문가들도 “영국·미국 등에서는 이르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백신이 개발되면 코로나가 종식되나.
백신이 빠르게 나온다면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프랑스 정부 자문위원인 감염병 전문가 아르노 퐁타네는 1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효과가 있는 백신은 빠르게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코로나19 종식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백신이 나오더라도 100% 효과가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경쟁의 부작용은 없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개발 선점을 놓고 미국과 중국은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섣부른 경쟁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백신 개발로 이어져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백신인 만큼 시장 논리가 아닌 집단지성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 상황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임상 1상에 들어간 제넥신의 경우 아무리 일러도 내년 초 3상을 시작해, 내년 하반기쯤 백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우리가 외국 선두업체보다 두 달 정도 출발이 늦었다”며 “국내에서도 미국·유럽처럼 정부의 파격적인 자금 지원과 더 신속한 임상 절차가 진행된다면 백신 개발 일정을 다소 당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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