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업체는 인력감축 통해 몸집 줄이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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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공장. 사진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사진 다임러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은 아직 인력감축 상황은 아니지만, 수출 부진으로 휴업이 불가피한 만큼 고용유지 지원금 요건 완화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AMA에 따르면 GM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 공장 직원 680명에 대한 감원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5월엔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인력을 8%를 줄이기로 했다. 르노는 지난 5월 프랑스 공장 4600명을 포함해 글로벌 공장 6곳에서 1만5000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GM·르노 본사가 있는 미국·프랑스의 자동차 수요가 코로나19로 급감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주도하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BMW는 지난달 직원 6000명 감원과 함께 계약직 1만명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BMW그룹 전 직원 12만6000명의 5%에 해당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그룹도 지난달 2025년까지 1만명을 추가 감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앞서 지난해 말 다임러는 미래 차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만명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업체마다 인력감축 계획을 내놓은 건 코로나19 이후 자동차산업 부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KAMA에 따르면 올해(1~5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2622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7% 감소했다. 유럽 시장이 40.2%, 미국은 22.9% 감소했다. 올해 약 20%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 중 인력 감축에 나선 곳은 아직 없다. KAMA는 "탄탄한 내수 시장 수요와 정부의 지원정책 등으로 고용을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고용 유지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와 제도 개선 등 정부 지원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위한 휴업 규모 요건을 현행 100분의 20(매출 감소 비율)에서 과거의 15분의 1로 완화하고, 지원기준을 전 사업장에서 생산·영업·연구개발 등 사업부별로 전환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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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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