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돈 굴리기’ 서비스, 동학개미도 받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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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저금리 시대, 마땅히 돈 굴릴 방법이 없는 마땅찮아지면서 랩어카운트(Wrap Account)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돈을 맡기면 증권사가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투자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고객 성향 따라 투자상품 구성 #10만원대 적립식 랩어카운트도

랩은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편입 종목과 비중이 대체로 고정된 일반 펀드와 다른 점이다. 채권·주식 등에 집중됐던 상품 구성도 최근엔 해외 유망기업이나 원자재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최근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정보가 부족하거나 제때 매수·매도를 할 여력이 없다면 미국 기업을 담은 랩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계좌 내 자금 흐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액은 2016년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금은 120조원 안팎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가입자는 173만 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치다. 가장 최근인 5월엔 소폭 감소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문턱을 낮춘 게 일단 효과를 보고 있다. 원래 랩 시장은 부자들의 놀이터란 인식이 있었다. 최소가입금액이 5000만~1억원 수준이라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1000만원 이하(예치식)로 낮아졌고, 10만원대 적립식 상품도 등장했다. 알아서 굴려주는 만큼 수수료로 비싼 편이었는데 최근엔 1% 이하인 곳도 있다.

가입자가 늘면서 증권사도 다양한 랩을 마련해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정 기업이나 대체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랩도 있고, 정보기술(IT)·헬스케어 등 섹터별, 배당주 등 주제별로 묶은 랩도 많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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