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기초수급자, 넉 달 만에 10만 늘어 200만 명 육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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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계를 위협받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10만 명 이상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부터 증가폭 커져 5월말 199만여명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199만9388명으로 집계됐다. 1월에만 해도 188만9624명이었는데 코로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넉 달 만에 10만 명 넘게 늘어 2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기초수급자는 중위소득 30~50% 이하 저소득층을 말한다.
기초수급자는 2019년 1월 176만93명에서 1년 뒤인 지난해 1월 188만9624명으로 12만 명 이상 증가했다. 올해 들어 불과 넉 달간 늘어난 인원이 지난해 연간 증가분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수급자의 전월 대비 증가 폭을 보면 코로나의 여파가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 3월 2만2131명에서 4월 3만2463명으로 늘었고, 5월엔 3만7016명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해 10만명 이상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pixabay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해 10만명 이상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pixabay

올해 들어 차상위 수급자도 늘었다. 차상위수급자는 중위소득 50% 이하이지만 재산이나 부양 가족이 있어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된 가구를 말한다.
지난 1월 93만8547명이었던 차상위 수급자는 5월 95만3464명으로 약 1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월) 증가분(5000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설예승 복지부 기초생활보장 과장은 “2월부터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반기에 기초수급자 대상으로 지급한 소비쿠폰을 받기 위해 수급자 신청을 한 경우도 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생계급여 수급자의 근로·사업소득을 당초 10%에서 30%까지 공제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수급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복지부는 이런 법 개정으로 2만7000가구가 새로 생계급여 등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해 10만명 이상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해 10만명 이상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향후 이런 빈곤층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긴급복지지원,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한시적으로나마 경제 계층 붕괴를 막고 있는데, 이같은 지원이 끝나는 6~7월이 지나면 기초수급자 등으로 편입되는 인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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