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 비서관을 지낸 노혜경 시인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불륜을 저질렀다면 인연을 끊진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노 시인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가지만 이야기하겠다"며 "안희정 사건을 아직도 불륜(혼인 외 연애)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동지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여성인 저의 촉과 판단을 믿으세요. 믿고 공부를 합시다"라며 "(안희정 지사 사건이) 불륜이었다면 저는 안희정 절대 손절 안했다"고 적었다.
노 시인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전 대표이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 비서관을 지내는 등 안 전 지사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시인은 "2017년 당시 페미니즘적 인식이 너무 없다는 이유로 이재명 지사를 애초에 디스(공격)해버린 저이지만, 김부선의 주장에 귀 기울인 적은 없다. 왜냐 그건 누가 봐도 깊이가 있건 없건 연애 사건이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안희정 사건은 매우 전형적인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라며 “믿고 싶지 않아서 보고 또 보아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노 시인은 “성폭력은 남성사회의 무기가 더이상 되지 못할 때까지는 여전히 살인에 버금가는 범죄”라며 “새삼스럽게 열불 나고 짜증나고 뭐 이래요 정말”이라고 했다.
한편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3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안 전 지사는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했다. 이에 안 전 지사를 위해 조화를 보내거나 조문 등을 하는 정치권 인사들을 향한 여성 단체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내 여성 보좌진 등으로 구성된 단체 국회페미는 지난 6일 “정부의 이름으로, 정당의 이름으로,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서는 안 된다”며 “조화와 조기 설치 비용은 국민의 혈세나 후원금으로 치러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