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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2050년까지 세계 모든 공장서 재생 에너지만 쓴다

중앙일보

입력

메리 바라(왼쪽) GM CEO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양사는 2019년 12월 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GM

메리 바라(왼쪽) GM CEO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양사는 2019년 12월 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GM

LG화학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 성장’을 6일 선언했다. 탄소중립이란 사업이 커지면서 함께 늘어나는 이산화탄소량 증가분만큼을 흡수해 전체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드는 개념이다. 탄소를 절감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글로벌 산업계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화학업계에서도 바스프가 2030년, 다우가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 계획을 밝혔다. 국내 화학 업계에서 탄소중립 성장을 공식화한 건 LG화학이 처음이다,

다시 등장한 구광모의 ‘페인포인트’ 

이번 선언은 LG화학 최고경영자(CEO)인 신학철 부회장이 1년 6개월에 걸쳐 준비한 프로젝트다. 신 부회장은 “지속가능성은 LG화학이 창립 100년을 넘어 다음 세기로 나아가는 핵심 경쟁력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채근했다고 한다. 신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고객은 물론 환경과 사회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한 부분)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페인포인트 해결은 구광모 ㈜LG 대표가 강조하는 고객경영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서 시작해야 한다. 페인 포인트는 우리에게 바라는 모든 것”이라며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을 것을 주문했다.

모든 사업장서 재생에너지 사용

우선 LG화학은 2050년 탄소 배출량을 지난해 배출량 수준인 1000만t으로 억제하기로 했다. 현재 사업 성장성을 고려할 때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t 규모로 전망된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탄소량 3000만t 이상을 줄여야 한다. 3000만t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2억2000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LG화학은 2050년까지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 에너지만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정책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는 기업이 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직접 생산하거나, 발전 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2050년 탄소 배출 전망치의 60% 이상을 감축할 수 있다는 게 LG화학 측 계산이다. 회사 관계자는 “RE100은 삼성전자 등이 해외 사업장에서 일부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외 사업장 전체에서 추진하는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 참석자들이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 참석자들이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품과 재활용도 친환경에 중점을 둔다. 현재 LG화학은 사용 후 재활용한 폴리카보네이트 원료 함량이 60% 이상인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재활용 원료 함량을 85%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 옥수수 성분으로 이뤄진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을 개발해 환경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는 재사용 배터리로 만든 전기차 충전소용 에너지 저장장치(ESS) 시범 시설도 곧 오픈할 예정이다. 앞으로 건설되는 신규 사업장의 경우 배출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폐기물을 없애는 ‘매립 폐기물 제로화’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실제 미국 미시간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은 사업장 배출 폐기물의 90% 이상을 재활용하고 있다.

인권과 환경에 반하는 공급망과는 거래하지 않는다. 애플과 폴크스바겐의 경우 인권과 환경문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협력사를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있다. 중국 화유코발트도 콩고민주공화국 내 아동노동 문제가 있는 광산과 거래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무리 뛰어난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사업에 참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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