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10일만에 139명···'방판발 코로나' 전파도 다단계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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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홍보관 모습. [중앙포토]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홍보관 모습. [중앙포토]

바이러스도 다단계처럼 퍼져나갔다. 방문판매업체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N차 감염의 확산 양상이 꼭 다단계를 닮았다. 서울의 경우 1명으로 시작된 확진자가 열흘 만에 139명으로 번졌다. 한달여만에 관련 확진자는 210명이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3일 방문판매업체 발(發) 코로나19의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일상에서 방역수칙 지키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기 위해서다. 서울·대전 등 4곳의 방문판매업체 관련 환자는 모두 291명에 달한다.

리치웨이 관련 환자만 210명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소재 리치웨이 확진자는 지난달 2일 처음 나왔다. 이후 관련 환자는 열흘만에 139명으로 늘더니 현재는 210명이 된 상태다.

리치웨이 홍보관을 직접 다녀간 확진자는 42명(20%)에 불과하다. 상당수가 추가 전파로 감염됐다는 의미다. 리치웨이 관련 환자 중에는 5차 전파 사례까지 보고됐다. 바이러스가 퍼지는 과정도 다단계를 닮은 것이다.

홍보관을 시작으로 콜센터를 비롯해 교회, 직장, 학원, 식당, 실내운동시설 등으로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거미줄처럼 퍼져 나갔다. 역학조사에서 확인된 직장·교회는 7곳이다. 여기에서만 111명이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리치웨이 관련 역학조사 결과.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리치웨이 관련 역학조사 결과.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중증 환자 9명 중 2명 숨져 

리치웨이 발 감염이 더욱 심각했던 것은 상대적으로 고령층 환자가 다수였다는 점이다. 50대 이상이 70%를 넘었다. 중증 이상 환자는 9명이었다. 이 가운데 2명이 결국 숨을 거뒀다. 한 명은 여전히 중증 치료를 받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리치웨이에 대한 추가전파 사례들을 분석해본 결과, 가장 위험한 행동은 비말(침방울)이 많이 발생하는 노래 부르기였다”며 “또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밀폐된 환경에 머문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지역 방문판매업체 역학조사 결과.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대전지역 방문판매업체 역학조사 결과.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생활방역 수칙 지켜달라" 

대전 방문판매업체도 마찬가지다. 101세홈닥터, 힐링랜드23, 자연건강힐링센터 업체 3곳과 관련된 환자는 81명이다. 여기서도 5차 전파사례가 나왔다. 현재 7명이 중증 상태다.

정 본부장은 “결국 마스크 쓰기 등 생활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게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며 “또 의심증상이 있을 때는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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