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철인3종 폭행의혹 팀 닥터 고발…팀 해체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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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 [최선수 가족 제공]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 [최선수 가족 제공]

경북 경주시가 고(故) 최숙현 선수와 관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활동했던 팀 닥터를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 3일 애도문에서 #"추후 조사 통해 팀 닥터 고발 예정" #트라이애슬론팀 해체 언급도

 주낙영 경주시장은 3일 발표한 애도문에서 “故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불행한 일로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시장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 시장은 “시에서는 즉각 경주시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감독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폭행 당사자인 팀 닥터(운동처방사)에 대해서는 경주시와의 직접적인 계약관계는 없었으나 사후 추가조사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시장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해체도 언급했다. 주 시장은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와 예방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며 “이 사건은 검찰에 송치돼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시에서는 진상규명 및 책임소재 파악이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부산시청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고 최숙현 선수가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경산시 경북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직장운동부에서 활동하다 올해 초 부산시청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선수의 유족과 지인 등은 “최 선수가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던 당시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로부터 폭언·폭행 등 가혹 행위를 당해왔다”고 주장한다. 최 선수가 모은 녹취록도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최 선수는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새벽 시간 빵 20만원어치를 억지로 먹고 토하고를 반복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루는 ‘복숭아 1개를 몰래 먹었다’는 이유로 뺨을 20회 이상 맞고 가슴·배를 차였다고도 전해진다.

최 선수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은 지난 2일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서 “나는 폭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팀닥터의 폭행을 말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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