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학원서만 9명, 대구 하루 14명 무더기 확진 '코로나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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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나온 대구 북구 경명여고 신사임당 동상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뉴스1

확진자가 나온 대구 북구 경명여고 신사임당 동상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유행지역이던 대구에서 하루 만에 1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지난 4월 11일 하루 7명의 확진자가 나온 후 83일 만에 하루 최대치 확진 사례다.

14명 하루만에 무더기 확진 #9명이 연기학원 수강생들로 #추가 확진 더 나올 가능성 높아 #해외유입 사례 3명, 초등생도 1명

 대구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대구의 신규 확진자 14명 중 9명이 같은 연기학원에 다닌 환자들이다. 9명은 대구 3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4명)과 재수생(4명), 일반인(1명)이다.

 이들 9명은 전날인 2일 0시 신규 확진자로 구분된 대구 경명여고 3학년 A양의 동선을 보건당국이 파악하던 중 확인됐다. A양은 평소 연기학원을 다녔다고 역학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보건당국은 연기학원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키 위해 원장·부원장·외부강사·수강생 등 34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9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A양을 포함하면 모두 10명의 확진자가 연기학원 한곳에서 나온 셈이다.

 14명 중 1명은 대구 유가초등학교 학생이다. 무증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명 중 1명은 A양의 밀접 접촉자, 3명은 해외입국 사례다.

 대구시 측은 "A양이 최초의 연기학원 감염자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연기학원 감염자 중 2명이 코로나19에 먼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연기학원 수강생들이 다닌 경명여고·성서고·남산고·예담학원 등 대구지역 고교 4곳과 초등학생 확진자가 나온 유가초에 대해 휴교 조치했다. 같은 반 학생과 교직원 등 밀접 접촉자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 중이다. 입시학원 등 학생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추가 감염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전날 진행한 경명여고 A양의 교내 접촉자 260명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에선 3일 오전 10시 현재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양의 가족도 음성이다.

 2일 오전 3학년 학생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판명된 대구 북구 경명여고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건물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2일 오전 3학년 학생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판명된 대구 북구 경명여고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건물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10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연기학원은 대구 도심 한가운데 있다. 뮤지컬·연극·노래·무용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이다. 예체능 입시학원처럼 실용음악, 연극영화과 같은 대학 입시 대비를 해주는 곳이다. 그래서 고등학생이나 재수생이 많다.

 보건당국은 연기학원의 무더기 감염 원인을 마스크 미착용으로 보고 있다.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를 때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연기학원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기학원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공부하는 학원이랑은 다르게 마스크를 계속해서 착용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취약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전염 이런 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체온 체크, 환기와 소독, 그 어느 하나 방역 수칙을 안지킨게 없다. 진짜 마스크만 계속 착용하라고 했어도, 아쉽고 너무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연기학원의 코로나19 감염 시작점을 찾기 위해 조사 중이다. 수도권 등 외부 지역 감염 유입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뮤지컬 관람 등 연기 관련 기교를 보고 배우기 위해 수강생들이 개인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 방문을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일 오전 현재 수강생들의 서울 등 수도권 방문 이력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연기학원 원장은 "학원 차원에서 수강생들과 함께 외부 지역을 방문한 적은 없다. 다만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방문한 일정은 모른다"라고 했다.

 대구시는 지역 7638곳의 학원 중 연기, 무용, 노래 등 수업 특성상 방역 수칙 준수가 취약한 학원을 90곳으로 추렸다. 이들 학원에 대해 이날 부로 집합제한 행정조치를 발동했다.

대구=김윤호·백경서 기자
youknow@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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