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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여성 할례 증가?.."2030년까지 200만명이 당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10년 내 1300명의 소녀가 조혼에 내몰리고 200만명이 할례를 강요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스페인에서 열린 여성 할례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스페인에서 열린 여성 할례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30일 발표한 ‘2020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성 할례의 위험에 처한 여아는 약 410만명에 달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 '2020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한국, 0~14세 인구 비율 최하위, 세계 평균 절반

여성 할례는 종교 또는 문화적 관습 때문에 여성의 생식기 일부를 절제해 손상을 입히는 행위를 일컫는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부와 이집트 등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매일 3만3000건의 조혼이 이뤄지고 있다”며 “할례와 조혼은 여성과 여아의 건강의 권리, 신체적 완전성의 권리를 침해하며 어린 나이에 임신과 관련된 사망과 가정폭력의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남아선호가 성별 선택으로 인한 낙태와 여아의 영양공급, 예방접종 감소 등 극단적인 방치와 연결돼 1억4000만 명의 여성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썼다.

유니세프 조혼 근절 캠페인. 연합뉴스

유니세프 조혼 근절 캠페인. 연합뉴스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로 각지에서 학교와 비정부기구(NGO) 등이 문을 닫거나 운영상 차질을 겪으며 소녀들의 건강권이 위협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부 유해한 관습을 종식하는 데 진전이 있었지만 전례 없는 전염병이 노력에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코로나로 예방 프로그램 도입이 늦어지면 2020~30년 1300명의 여아가 추가로 조혼을 강요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0만명이 여성 할례를 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가족계획 수단을 쓸 수 없어 원치 않은 임신, 젠더 기반 폭력, 기타 유해한 관습에 노출되는 여성 수가 향후 수개월간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0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표지. 사진 인구보건복지협회

'2020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표지. 사진 인구보건복지협회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진 영향으로 한국의 전체 인구에서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2.5%로 전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평균(25.4%)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보다 0~14세의 비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12.4%)과 싱가포르(12.3%) 등 두 곳뿐이다.

반면 만 65세 이상 인구(고령인구) 비율은 15.8%로 세계 평균(9.3%)을 웃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28.4%)으로 이탈리아(23.3%), 포르투갈(22.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17년 고령인구가 전체의 14% 넘는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유엔은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인 2017년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합계 출산율(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의 수)은 1.1명으로 세계 꼴찌(198위)였다. 세계 평균은 2.4명이다.

한국의 2015~20년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0.2%로 세계 인구 성장률(1.1%)보다 낮았다.

올해 세계 총 인구수는 77억95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8000만명 증가했다. 한국의 총인구는 5310만명으로 세계 28위이며, 중국(14억3930만명)이 가장 많고 인도(13억8000만명), 미국(3억3100만명) 등의 순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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