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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잦은 술모임 대처 방법

중앙일보

입력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술자리가 많아진다.

"술은 적게 마시면 이롭고 많이 마시면 손실이 많다" 는 양생훈(養生訓) 의 훈계는 너무나 평범한 사실이지만 좋아서 마시는 경우 보다 어쩔 수 없이 마셔야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우리 음주문화의 현실이다.

음주습관으로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80g이상일 경우 간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음주기간은 일정량의 알코올(80g이상) 을 10년 이상 마실 경우 간질환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술의 종류에 따라 간손상이 더 심하거나 덜하게 일어나지는 않고 다만 알코올 함유량이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소량이라도 지속적으로 매일 음주하는 경우 간헐적으로 폭음하는 경우보다 간 손상의 위험도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예방방법중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을 끊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이 어려울 경우 최소 몇 가지만 지킨다면 간의 큰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첫째 간에 손상을 주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하루 80g(소주 1병분, 맥주 2천cc) , 일주일에 2백10g 으로 추정된다.

일주일간 누적된 알코올양이 같을지라도 매일 조금씩 마신 경우와 며칠 간격으로 나누어 마신 경우 후자가 간세포의 손상이 훨씬 적다.

간헐적 음주의 경우 간이 회복할 수 있는 휴식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주일에 최소한 2일은 금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충분한 단백질과 적절한 칼로리의 섭취가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을 예방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영양실조가 알코올성 간손상의 보조인자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만성 음주에 의한 영양실조를 일으키지 않도록 평상시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술을 마실 때 위장관내에서 서서히 알코올이 흡수되도록 미리 음식물을 먹은후 마시는 것이 좋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흡수가 훨씬 빨라지기 때문이다.

넷째 너무 급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 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간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그외 숙취 제거제나 술을 덜 취하게 한다는 드링크제의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의 음주량이나 음주습관을 적절히 조절하면 심각한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 속담중 "Bacchus kills more than Mars"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술로 인해 죽는 사람이 전쟁으로 죽는 사람보다 많다" 는 뜻으로 애주가들은 세모(歲暮) 에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볼일이다.

<윤승규.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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