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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사] 홍은소아과 고시환 원장

중앙일보

입력

시판되는 이유식은 먹이기 편하다는 이유로 연 3천억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유아식품.

이러한 시판 이유식에 반기를 들고 나선 의사가 있다. 아기밥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엄마가 직접 만든 이유식을 권하는 소아과전문의 고시환 원장(38.홍은소아과.사진) 이 주인공. 그가 '깡통 이유식' 을 싫어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아이가 태어나 처음 접하는 음식문화의 습득 기회를 상실한다는 점.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영양만을 위한 냉동건조식으론 조상 대대로 이어온 전통 음식문화를 체험하지 못하게 된다" 는 것이 그의 주장. 그는 또 아이가 음식 재료가 갖는 다양한 특성을 익히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같은 신맛이라도 사과와 오렌지가 다르고, 쇠고기.닭고기의 씹는 맛에 차이가 있다는 것. 고원장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도 시판 이유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양이나 칼로리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가루식품으로 열량을 내려면 고칼로리 지방을 써야하고, ?지방은 체내에 빨리 흡수돼 아이의 비만세포를 늘립니다." 결국 아이가 커서도 지방에 길들여져 패스트푸드를 찾게돼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치아발달과 구강구조에도 변화를 준다.

"생후 1백일부터 6개월 사이 아이의 구강은 빠는 기능에서 씹는 기능으로 옮겨가는데 빨아먹는 이유식을 계속 줄 때 턱관절 형성이나 아래턱 돌출을 가져올 수 있다" 고 말한다. 특히 이유식에 들어 있는 유당이 자라나는 치아를 썩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원장이 이유식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자신이 소아내분비를 전공했기 때문. 분유와 시판 이유식 때문에 생긴 비만을 부모들이 아이 탓으로 돌리더라는 것.

그는 가장 좋은 이유식은 역시 엄마가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재료도 별다른 것이 없다.

"수입 이유식을 찾는 부모가 있지만 오랜 유통기간 때문에 신선도면에서 떨어진다" 며 "집안 식구들이 먹는 것을 조리과정에서 좀더 부드럽고, 순하게 만들면 된다" 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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