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확진자 2명 추가…이동경로 늑장 공개 논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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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로써 지난 15일 이후 대전에서는 감염자가 57명 나왔다. 대전지역 누적 확진자는 총 103명이 됐다.

누적 확진자 103명, 지난 15일 이후 57명 #확진자 백화점 식당 동선 공개 안해 불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전과 충남에서 연일 집단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5일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전과 충남에서 연일 집단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5일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서구 월평동에 거주하는 20대 남성(102번 환자)은 확진 판정을 받고 청주의료원에 입원했다. 이 남성은 지난 21일부터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세를 보였다. 이 남성은 최근 둔산동과 유성 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버스를 이용해 서울을 자주 왔다 갔다 했다고 대전시는 전했다. 집에서 터미날까지는 택시나 버스 등을 이용했다.

 이어 서구 변동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대전 100번 환자와 함께 차를 탔다. 100번 환자는 대전시 서구 괴정동 다단계 판매업소를 방문한 86번 환자와 만났다. 86번 환자인 50대 남성은 동선을 숨기다가 지난 25일 경찰에 고발됐다. 대전시는 동선을 숨겨 역학조사와 방역을 방해한 다른 확진자 1명을 추가 고발할 방침이다. 시는 앞서 50번 확진자(서구 50대 여성)도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 동선 늑장 공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101번 환자인 50대 여성은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내 음식점 주방에서 일했다. 타임월드는 방역 당국으로부터 이날 오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11층 식당가 '고메이 월드'를 폐쇄하고 매장 방역작업을 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5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임시생활시설(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생활관)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한 뒤 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허태정 대전시장이 25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임시생활시설(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생활관)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한 뒤 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이 여성은 둔산전자타운내 다단계 판매업소를 방문한 86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지난 21∼22일에는 근무하지 않았고 23일 출근했다. 24일 휴무인 상태에서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별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CCTV 확인 결과 일반 고객과는 직접 접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타임월드는 11층을 제외한 다른 매장은 정상 운영 중이며, 식당가도 26일 영업을 재개했다.

 대전시가 당초 발표한 100번 환자의 동선에는 ‘(08:00~20:30) 해담(둔산동)’이라고만 기록됐다. 이어 몇 시간 뒤에 ‘갤러리아 백화점 11층 음식점’을 추가 기재했다. 접촉자는 3명이라고 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민들은 “어떻게 ‘갤러리아’라고 안 쓸 수가 있죠. 대전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 아닌가요. 도대체 대전시 왜 그러는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시민은 “대전시는 왜 힘들게 일하고 불신을 자초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도 했다. “백화점에서 접촉자 3명은 너무 적은 거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당초 조사에서 음식점 이름만 밝혀서 백화점일 줄은 생각을 못 했다”며 “확진자가 말한 음식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백화점인 것을 알고 동선을 수정해 공개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접촉자가 3명인 것과 관련 대전시와 백화점측은 “이 환자가 백화점 일반 고객과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시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대전 101번 환자의 동선

한 시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대전 101번 환자의 동선

 앞서 확진자 동선이 공개될 때마다 시민들은 “동선 중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아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이에 시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지키는 범위에서 동선을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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