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빈, 고교 첫 400m 경기서 우승…“심리적으로 어려웠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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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빈이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 중학교 400m 결선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양예빈이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 중학교 400m 결선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한국 육상의 희망’ 양예빈(16·용남고)이 고교 진학 후 처음 나선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양예빈은 25일 오후 강원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 18세 이하 육상경기대회 여자 400m 결선에서 58초18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7월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여자 중학생 기록인 55초29에는 2초89 느렸으나, 2위 최윤서(1분00초33·덕계고)를 여유 있게 제치는 기록이었다.

양예빈은 경기 후 “오랜만에 뛰는 경기라 떨렸고 부담감도 컸다”며 “응원해주는 분들과 코치님 등 주변 사람들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양예빈은 피로 골절로 두 달가량 재활 훈련을 진행했다. 양예빈은 “부상으로 두세 달 정도 쉬었는데 그래도 ‘열심히 뛰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최근 3∼4주 훈련 강도를 높이긴 했지만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평소보다 훈련량이 부족한 상태로 대회에 출전한 양예빈은 “아예 뛰지 못하는 상태라 심리적으로 많이 어려웠다”며 “욕심내지 않고 작년 기록만큼이라도 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양예빈은 이번 대회에서 일반부와 함께 뛰는 전국선수권에도 출전할 수 있었지만, 지도자인 유순호 충남육상연맹 전무이사와 상의해 18세 이하 선수들과 경기를 치렀다.

유 전무이사는 “이번 대회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며 “양예빈은 성장하는 선수다. 부상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예빈은 400m에서 지난해 한국 여자 선수 중 두 번째로 빠른 55초29를 찍었다. 55초29는 2019년 한국 여자 400m 전체 2위이자, 역대 11위 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성인 선수가 출전한 전국선수권 400m에서는 이아영(광양시청)이 56초85로 우승했고, 오세라(김포시청)가 56초97로 2위를 차지했다.

양예빈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계속 제 기록(55초29)에 다가가고, 제 기록에 다가간 다음에는 0.1초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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