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조 “단톡방 막말은 가짜뉴스…수사의뢰 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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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출국수속 및 보안검색 행렬. 중앙포토

인천공항 출국수속 및 보안검색 행렬. 중앙포토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노동조합이 보안요원들의 단체대화방 내용이라며 인터넷에 올라온 게시글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김원형 인천공항 보안검색노조 위원장은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취준생들이 원하는 공사 일반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고 별도 직군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고용은 맞지만 출국장·환승장·엑스레이 판독실 등 현장에서 근무하는 별도 직군으로 편성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넷 상에 확산하고 있는 ‘보안요원 단체대화방’ 캡처 화면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며 “변호사를 통해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정규직 전환을 앞둔 보안요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익명 단체 대화방(오픈 카톡방)에서 ‘알바로 들어와서 190만원 벌다가 정규직 돼서 연봉 5000만원 받는다’ ‘서울대·연·고대 다 필요 없다’는 등 메시지를 주고받는 화면이 올라왔다. 일부는 특정 직원들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보안검색은 ‘알바’로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보안검색 분야 신규 채용은) 구익구직 사이트를 통해서 정식으로 채용공고를 내고 서류 면접ㆍ280시간의 교육훈련을 거치고, 서울공항항공청에서 주관하는 인증평가를 통과해야만 인증서를 발급받고 보안검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정규직 전환돼도 5000만원은 못 받는다. 연봉 3600~3800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합의사항에서 ‘자회사나 직접고용 대상자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캡처된 단체 대화방이 누구나 익명으로 들어올 수 있는 단체 대화방이라며, 보안요원들이 만든 대화방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비정규직에게 정규직이 될 기회를 먼저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불공평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보안요원들도 오전 6시부터 출근해 점심시간까지 화장실도 못 가고 물도 못 마시면서 근무할 때도 있다. 인천공항을 성장시키기 위해 이바지한 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보안요원들은 항공보안 초기 교육 40시간을 받고, 평균 1년 정도 자체적으로 교육과 평가가 이뤄진다. 그렇게 근무를 하며 쌓인 숙련도도 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준생들의 마음을 왜 모르겠냐”면서 “저희도 긴 시간 동안 비정규직으로 근무했고, 그 전에는 저희 또한 취준생이었다. 공사와 상생해서 (현재 상황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오전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라디오에 출연해 "비정규직 보안검색직원들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공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며 2017년 5월 12일 이전에 들어온 직원들은 인성검사나 적격심사 등을 거쳐, 이후에 들어온 직원은 공개 절차를 거쳐 직접 고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봉 5000만원'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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