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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잇는 보이그룹 탄생할까…방시혁의 큰 그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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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6일 첫 방송을 앞둔 ‘아이랜드’에 참가하는 23명의 지원자들. CJ ENM과 빅히트가 손잡은 보이그룹 프로젝트다. [사진 Mnet]

26일 첫 방송을 앞둔 ‘아이랜드’에 참가하는 23명의 지원자들. CJ ENM과 빅히트가 손잡은 보이그룹 프로젝트다. [사진 Mnet]

방탄소년단(BTS)을 잇는 차세대 K팝 스타가 나올까.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손잡은 새 보이그룹 프로젝트이자 TV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가 24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지원자 23명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3월 합작법인 빌리프랩을 설립, 전 세계 17개 도시에서 오디션을 진행하며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지원자 23명은 12명에 최적화된 아이랜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113일간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일 예정이다.

빅히트·CJ ENM이 띄운 ‘아이랜드’ #113일간 생존게임으로 멤버 선발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하게 도울 것”

26일 첫 방송하는 ‘아이랜드’는 경기 파주에 약 9900m²(3000평) 규모로 새로 만든 초대형 복합 공간부터 차별화를 꾀했다. 총 3개층으로, 연습실·주거공간에 가변형 공연무대까지 마련했다. ‘프로듀스’(2016~2019) 시리즈가 파주영어마을, ‘아이돌학교’(2017)는 양평영어마을 등 기존 건물을 연습생의 기숙사 개념으로 활용했다면, 이번엔 영화 세트처럼 프로그램 콘셉트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한 셈이다. 배우 남궁민이 스토리텔러로 참여해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작발표회에서 정형진 CJ ENM 상무는 “Mnet 제작현장에서 여러 K팝 아티스트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차세대 아이돌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빅히트의 프로듀싱 노하우와 Mnet의 프로그램 제작역량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방시혁

방시혁

‘아이랜드’는 제작비만 200억원에 달할 만큼 두 회사 역량을 총동원했다. 빅히트는 방시혁 의장은 물론 피독 프로듀서, 손성득 안무가 등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든 전문가들이 발 벗고 나섰다. 방시혁 의장은 ‘아이랜드’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이후 10년 만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그는 “지난 10년간 K팝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대중이 바라는 아티스트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그 기대를 만족하게 할 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아티스트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음악과 무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꼽고 “참가자들이 경쟁에 매몰되거나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는 수동적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원자 평가 기준은 “첫 번째는 자신이 지닌 매력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두 번째는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갖췄는지, 마지막으로 성장 잠재력과 미래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깡’으로 역주행에 성공한 비, 올 초 ‘아무노래’ 열풍을 일으킨 지코 등을 프로듀서로 섭외한 것도 눈에 띈다. 1998년 ‘팬클럽’이란 보이그룹으로 데뷔해 2002년 솔로로 전향한 비는 “20년 전 방시혁 프로듀서님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며 “연습생 때부터 본받을 것도, 배울 것도 많은 분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JYP엔터테인먼트 시절 작곡가와 가수로 인연을 맺어 ‘나쁜 남자’(2002)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2003) ‘아이 두’(2004) 등을 함께 작업했다.

2011년 보이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셀프 프로듀싱을 맡아온 지코는 “아이돌 그룹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작사 작곡뿐 아니라 비주얼 디렉팅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해지고 있다. 필드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팁을 가감 없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기획사와 손잡은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JYP 트와이스의 데뷔 무대가 된 ‘식스틴’(2015), YG의 위너와 아이콘을 각각 데뷔시킨 ‘윈’(2013)과 ‘믹스앤매치’(2014) 등 종종 있었지만, ‘아이랜드’는 방시혁·비·지코 등 각기 다른 세대를 프로듀서로 참여시켜 운신의 폭을 넓혔다.

‘아이랜드’의 투표는 빅히트의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진행된다. 정형진 상무는 “투표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된다”며 “외부 플랫폼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외부 참관인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듀스’ 투표 조작으로 큰 타격을 입은 Mnet 입장에서는 신뢰도를 높일 기회, 빅히트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확대할 기회인 셈이다. 유튜브·네이버 브이 라이브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해온 빅히트는 지난 14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유료 콘서트를 위버스샵에서 독점 중계하는 등 자사 플랫폼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시장 영향력도 더 커졌다. 플레디스 소속으로 2015년 데뷔한 보이그룹 세븐틴은 22일 발매한 미니 7집 ‘헹가래’의 사전주문량이 106만장을 돌파했다. 지난해 정규 3집 ‘언 오드’가 85만장 팔린 데 이어 첫 밀리언셀러를 예고한 것이다. 세븐틴은 지난 3월 위버스에 입점, 해외 팬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해 데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플레디스에서 2012년 데뷔한 뉴이스트까지 아울러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수준의 남성그룹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고 자평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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