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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넘치는 환경에서 성장할 기회조차 없었다” 6살 딸 살해한 엄마, 징역25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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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을 살해한 40대 여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뉴스1

6살 딸을 살해한 40대 여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뉴스1

6살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심신미약을 주장해온 40대 여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2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43)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친어머니인 피고인은 이제 갓 6살이 된 친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며 “안타깝게도 사건이 벌어진 날은 숨진 딸의 6번째 생일 바로 다음날이었고,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로 엄마에게 무슨 일로 죽임을 당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고통 속에 숨을 거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유엔이 1959년 채택한 아동 권리 선언문을 인용하면서 “피해자는 특별한 보호를 받지도 못했고 사랑이 넘치는 환경 속에서 성장할 기회도 허락받지 못했다”며 “자라나서 자신의 활동력과 재능을 동료를 돕는데 쏟을 기회도 모두 잃어버렸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제 피고인의 딸은 이제 세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어린 딸을 향한 근거 없는 증오를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자의 아버지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엄벌을 부탁한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공소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5월 15일 인천 서구 자택에서 만 6세인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범행 3시간 만에 근처 지구대를 찾아 자수했다.

최씨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나’ 등을 검색하며 범행을 계획했고, 가족이 모두 집을 비운 틈에 딸이 아프다는 핑계로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6살 딸을 살해했다.

최씨는 조사 과정에서 당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 속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영향으로 딸도 불행한 삶을 살 것이라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가 추가 조사에서는 “소화기 계통의 질병을 앓고 있는데, 딸에게 유전이 돼 고통을 받을까봐 살해했다”고 진술하는 등 말을 바꾸기도 했다. 또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받았지만, ‘심신미약에 의한 범행이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검찰과 최씨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원심의 양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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