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휴전' 끝, 전쟁 시작…예멘 반군, 사우디에 미사일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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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5년간을 끌어온 '예멘 내전'이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후티반군'이 6주간의 휴전이 끝나자마자 미사일과 드론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를 공격하면서 전쟁이 재개됐다.

내전으로 주요 건물과 도로, 유적 등이 파괴된 예멘. [AP=연합뉴스]

내전으로 주요 건물과 도로, 유적 등이 파괴된 예멘.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는 사우디 관영 SPA를 인용해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반군' 이 사우디의 도시 리야드, 나지란, 자잔을 탄도미사일과 폭발물을 실은 드론으로 공격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은 탄도미사일 4발과 드론 8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예맨 내전은 후티반군이 2014년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정부를 몰아내고 수도 사나와 예멘 북부 지역을 대부분을 점령하면서 발발했다. 사우디는 연합군을 구성해 반격에 나서면서다. 5년간 지속한 내전으로 10만 명이 넘는 사망자와 360만 명에 이르는 피난민이 발생했다.

후티반군이 2019년 9월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

후티반군이 2019년 9월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

로이터는 이날 후티반군이 통제하는 예멘 알 마시라 TV를 인용해 "후티반군이 사우디에 대규모 공격을 했다"고도 보도했다. 미사일 요격 장면을 목격했다는 한 제보자는 로이터에 "이날 새벽 리야드 시내 상공에서 두 차례의 요란한 폭발음을 듣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으로 연합군과 후티반군이 휴전하면서 예멘 내전이 이대로 끝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사우디가 러시아와 한창 '유가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라 내전을 끝내려 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예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26명, 사망자는 255명이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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