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로 숨막힌 동네책방, 펀딩으로 숨통 틔워 주려고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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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호 면

“생계형 적합업종인 동네책방이 살아서 동네 어울림 장소로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균관대 창업 지원센터. 유동오(24·성균관대 한문교육학과 3)·전민경(22·성균관대 국문과 4)씨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동네책방을 살리기 위한 스타트업을 꾸리고 있다. 빌리지(Billage·Book+Village)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이들 두 명을 포함해 총 5명이 활동한다.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성균관대 스타트업 빌리지(Billage·Book+Village)는 비지니스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모임 '인액터스'의 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출간된 독립서적을 보내준다. 사진=빌리지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성균관대 스타트업 빌리지(Billage·Book+Village)는 비지니스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모임 '인액터스'의 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출간된 독립서적을 보내준다. 사진=빌리지

이들은 성균관대 인액터스(Enactus) 회원이다. 인액터스는 비즈니스를 통해 지역사회를 살리는 프로젝트를 꾸리는 비영리 모임이다. 지난 5일부터 시작한 펀딩으로 22일 현재 122만원을 모았다. 펀딩은 23일까지다. 이들은  “공식적으로는 독립서점이라고 부르지만 동네책방으로 부르는 게 더 정겹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빌리지' #독립서점과 파트너십 맺어 펀딩 나서 #대형 출판사 거치지 않은 서적 배송 #"동네책방은 커뮤니티의 중추 역할

독립서점 상황은.
사장님들이 열심히 일하시지만, 최저임금도 못 버는 경우가 많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유통구조다. 한달 6000권의 책을 팔아야 생계가 유지된다. 독립서점에서 작가 초청, 글쓰기 클래스 등 모임도 열지만 그 걸로는 부족하다.

도서정가제는 2003년 도입됐다. 대형·온라인 서점 및 대형 출판사의 할인공세를 제한하면서 중소 규모 출판사와 서점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2014년 11월 할인을 15%(가격 할인 10%+적립 5%)로 제한하는 개정안이 시행돼 올해 11월에 만료된다. 하지만 대형·온라인 서점이 도서 매입가로 정가의 50~65%를 지불하지만, 중·소형 서점은 70~75%를 들이게 된다. 대형·온라인 서점이 출판사로부터 직접 매입하거나 대량으로 사들이는 데 반해 중소형 서점은 영업망 부족과 재고 관리의 어려움으로 도매상을 통해 책을 사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어떻게 진행하나.
세 곳의 독립서점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펀딩을 하면 해당 독립서점에서 추천하는 독립서적(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출간한 책)을 배송하게 돼 있다. 구독 개월 수와 옵션에 따라 5가지 패키지로 나눴다.
수익금을 기부하는 게 아닌가.  
책을 판다고 해서 마진이 남지는 않는다.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태보다, 책을 대량으로 구매함으로써 숨통을 틔워주려는 의도다. 이 크라우드펀딩이 발전한다면 수익금을 기부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사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리가 배우는 것이 더 많다. 도움 주기보다 파트너십을 맺고 독립서점의 부흥을 위해 함께 나가는 게 뿌듯하다.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성균관대 스타트업 빌리지(Billage·Book+Village)는 비지니스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모임 인액터스의 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왼쪽부터 이채홍(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7학번), 김지윤(의상학과 18학번), 유동오(한문교육과 16학번), 이유정(중어중문학과 17학번), 전민경(국어국문학과 17학번)씨. 사진=빌리지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성균관대 스타트업 빌리지(Billage·Book+Village)는 비지니스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모임 인액터스의 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왼쪽부터 이채홍(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7학번), 김지윤(의상학과 18학번), 유동오(한문교육과 16학번), 이유정(중어중문학과 17학번), 전민경(국어국문학과 17학번)씨. 사진=빌리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는.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사당동의 책방, 금천구의 책방 등 둘러보면, 사장님들이 공통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준다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커뮤니티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모임 자체에 가치를 두시는 분들도 많다. 사장님이 관심을 기울여 준다. 독립서점은 수평적인 관계를 맺는다. 작가와의 만남에 가보면, 독자와 작가 간의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 이런 곳은 문화적으로 지역사회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다.
독립서점과 동네책방이라는 단어를 섞어 쓰는데.
사장님들은 동네책방이라고 부르길 원한다. 정겹기 때문이다(웃음).
펀딩 목표액이 50만원인데,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솔직히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작은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성균관대 스타트업 빌리지(Billage·Book+Village)는 비지니스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모임 인액터스의 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출간된 독립서적을 보내준다. 사진=빌리지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성균관대 스타트업 빌리지(Billage·Book+Village)는 비지니스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모임 인액터스의 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 대형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출간된 독립서적을 보내준다. 사진=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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