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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힘든데…공원에 6억짜리 호화 화장실 짓는다는 의정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의정부시가 총 공사비 6억원에 달하는 공용 화장실을 짓기로 해 세금 낭비 논란을 빚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가 공용화장실 모델로 따 온 '2019년 청국국제공예비엔날레 출품작 루미넌트하우스' 모습.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공용화장실 모델로 따 온 '2019년 청국국제공예비엔날레 출품작 루미넌트하우스' 모습. 의정부시 제공

1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연내 개방을 목표로 의정부동 역전근린공원 내에 109㎡ 규모의 공용화장실 1곳을 신축한다.

공원을 찾는 시민과 공원 앞 승강장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이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는 민원에 따라 화장실을 짓게 됐다는 게 의정부시 설명이다.

문제는 사업비 규모가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의정부시는 화장실 건립을 위해 지난해 4억원 예산을 확보하고, 올해 3월 추경예산에서 2억원을 추가로 배당했다.

화장실에 특수디자인을 접목하면서 사업비가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자체 발광효과를 내는 2019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출품작 루미넌트 하우스를 본 따 지어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관상 특허 공법인 인조대리석, 자체 발광에 상당 부분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게 됐다.

정의당 의정부시위원회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비싼 재료들로 호화 화장실을 짓겠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의 3.3㎡당 분양가가 1,325만원에 책정된 것을 들며 “고급 아파트의 약 1.5배의 세금(3.3㎡당 2,000만원)을 들여서 화장실을 짓는 것”이라며 “명백한 세금 낭비이고,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관련 예산안 철회를 요구했다.

의정부시는 “근린공원의 대표 건축물로 만들려다 보니 예술성을 가미한 화장실을 구상했고, 설계과정에서 사업비가 늘어난 것”이라며 “시민 편의를 위해 24시간 개방하는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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