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릿발 치는 보복, 끝장 볼것"···6·15 선언 20주년에도 도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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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남북관계 결별'이라는 초강수 선언 이후 1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에 북측으로 가는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트가 쳐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남북관계 결별'이라는 초강수 선언 이후 1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에 북측으로 가는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트가 쳐 있다. 연합뉴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일에도 북한 관영매체들은 관련 언급 없이 "서릿발치는 보복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남측을 압박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통해 구체적인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거듭 시사했다.

신문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를 위협한 것을 거론하며 "이미 천명한 대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 위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적의 혁명강군은 격앙될 대로 격앙된 우리 인민의 원한을 풀어줄 단호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군사적 도발 임박을 예고했다.

또 "최고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는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의 드팀 없는 의지"라며 "이 거세찬 분노를 반영하여 세운 보복 계획들은 우리의 국론으로 확고히 굳어졌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에도, 대외선전매체에도 6·15공동선언 20주년에 대한 기사를 전혀 싣지 않고 침묵했다. 지난해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연대사를 보내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함께 열자고 호소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8일엔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통일부의 6·15공동선언 20주년 행사를 '철면피한 광대극'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매체는 "기념행사나 벌인다고 해서 북남관계를 파탄에 몰아넣고 조선반도 정세악화를 초래한 범죄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이날 기념식 행사를 축소해 개최한다. 애초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해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이 넘는 일정으로 기념식·만찬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통일부는 만찬식 등 일부 행사를 취소하고 언론사 취재단도 꾸리지 않기로 했다.

6·15공동선언은 2000년 평양에서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합의해 발표했다. 분단 이후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 한반도 평화 정착의 틀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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