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에 오히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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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틸. 사진 수도영화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틸. 사진 수도영화사

인종 차별적인 내용으로 미국 스트리밍 업체 HBO 맥스 보유 콘텐츠 목록에서 삭제된 고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빅터 플레밍 감독)가 오히려 아마존의 영상 콘텐츠 판매 순위에선 1위에 오르며 화제다.

12일(현지시간) 미 영화전문매체 필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인종적 부당함에 대한 항의가 이어진 뒤 1939년 작품인 이 영화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종 차별 논란이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자극하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날 현재 아마존 TV·영화 부문 판매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개봉 70주년 기념 DVD(139.99달러)와 블루레이(35달러)는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애플 아이튠즈의 영화 대여 순위에서도 2위에 올랐다.

1939년 개봉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을 휩쓴 이 영화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화하고 백인 노예주를 영웅적으로 묘사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HBO 맥스는 흑인 사망 항의 시위 확산으로 인종차별 콘텐츠에 대한 퇴출 움직임이 불거지자 지난 9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유 콘텐츠 목록에서 제외했다.

필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갑작스러운 인기몰이 배경에는 HBO 맥스의 퇴출 조치가 오히려 대중의 집단적인 구매 수요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필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는 대중의 걱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퇴출 조치에 분노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의도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구매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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