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배기들 때리고 이불 꽁꽁···수원 어린이집 학대 CCTV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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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이미지. [중앙포토]

아동학대 이미지. [중앙포토]

경기도 수원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0~1세 영아들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붙잡혔다. 학대를 당한 영아만 4명으로 파악됐다.

수원중부경찰서는 9일 아동학대처벌법 등 위반 혐의로 수원시 A어린이집 40대 교사 2명과 이를 방치한 원장 등 3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보육교사들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자신들이 돌보던 원생 4명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들의 학대 사실을 방치한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조사 결과, 수원시 한 가정 어린이집 교사인 이들은 만 0세 반을 담당해 왔다. 이들은 엎드린 아이들의 등이나 엉덩이를 세게 두드리거나 일어나려는 아이의 뒤통수를 바닥 쪽으로 누르는 등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 사실은 지난해 10월 아기 등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한 한 학부모가 어린이집 폐쇄회로 TV(CCTV)를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CCTV에는 교사들이 아이의 머리가 흔들릴 정도로 등을 세게 때리고 아이들을 이불로 꽁꽁 싸맨 뒤 밖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18일 광주 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동이 행복한 세상과 권리 보호를 위한 2019년 아동학대예방의 날 기념행사 모습. 뉴스1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18일 광주 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동이 행복한 세상과 권리 보호를 위한 2019년 아동학대예방의 날 기념행사 모습. 뉴스1

이 학부모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의 3개월 치 CCTV 화면을 복원해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교사도 학대에 가담하고 피해 아동도 4명인 것을 확인했다.
이들 교사는 경찰에서 "아이들이 잠을 자지 않아서 등을 두드려 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이 CCTV를 보여주며 추궁하자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이 어린이집은 경찰이 지난 1월 말 수사에 착수하자, 자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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