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팬데믹' 런던서 코로나19 고독사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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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독사하는 사례가 속속 알려졌다.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된 영국 소방관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된 영국 소방관들. 연합뉴스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외로움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란 제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고독사 문제를 크게 다뤘다.
가디언에 따르면 주로 혼자 사는 노령층이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쓸쓸히 죽음을 맞고 뒤늦게 이웃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선 영국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유럽에선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다.
가디언은 지난 3월 이후 런던에서만 700명이 돌보는 이 없이 집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수십명의 고령 노인들이 혼자 사는 집에서 코로나19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망한 지 수 일 후에야 가족이나 친척, 친구에 의해 발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왕립병리학자학교 사망원인조사위원회장 마이크 오즈번 박사는  "어떤 이들은 죽은 뒤 7일에서 최대 14일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시신이 부패한 사례도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노령층의 경우 병원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해 집에 머물렀고, 이것이 고독사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 3월 23일부터 이동제한을 포함한 봉쇄조치가 도입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친구나 지인들의 집에 방문하지 못하게 되면서 빈 집에 방치되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뜻이다.
고독사 대상에는 노령층뿐만 아니라 조현병이나 우울증, 심한 학습장애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이들도 포함됐다. 또 술이나 마약 문제를 겪는 경우도 고독사가 보고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틴 마셜 교수는 "코로나19는 외로움의 팬데믹까지 불러오고 있다"면서 "슬프게도 그물망을 뚫고 떨어질 사람들이 있다"고 표현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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