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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文 향해 "2년후 번복될 역사 쓰지마라"…우클릭에 통합당 반색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8일 여권이 드라이브를 거는 과거사 바로 세우기와 관련해 “5년짜리 역사, 아니 2년 후에 번복될 역사를 쓰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모두의 역사이지 권력을 쥔 자들만의 역사가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는 국가보훈처가 천안함ㆍ연평해전 유가족들을 현충일 추념식에 뒤늦게 초청한 데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선택적 기억을 기준으로 현재를 평가하고, 왜곡된 평가를 바탕으로 미래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현충일 행사에 천안함, 연평해전 유족을 빼려 한 것도 그런 잣대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핵심은 보훈처의 실수인지 청와대의 지시인지를 가리기 이전에, 그런 상식 이하의 일이 현 정부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현충일인 6일 충북 제천시 충혼탑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현충일인 6일 충북 제천시 충혼탑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선엽 장군을 둘러싼 서울 현충원 안장 논란과 관련해서도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현재를 만드는 데 기여한 부분이 더 크다면 마땅히 평가하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해 드리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도 화천군 서오지리 208고지에 있는 6ㆍ25 전사자 유해 발굴지를 찾는다. 이에 앞서 21대 국회에 6ㆍ25 전쟁 참전 용사와 참전국에 대한 감사 결의안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3석짜리 군소정당'으로 21대 국회를 맞은 안 대표는 최근 안보 챙기기와 여권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런 '우클릭' 행보에 미래통합당이 주시하는 분위기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최근 주요 이슈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존재감이 통합당보다 우위에 있다”며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받을 만한 발언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5ㆍ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에는 특별 성명을 통해 “5ㆍ18 민주화운동을 특정 지역이나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역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의 ‘과거 파헤치기’는 대선용”(5월 28일), “슈퍼 여당의 모습은 양손에 떡을 들고 입으로 하나 더 물려는 것”(6월 4일) 등 여권을 향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통합당과 주요 이슈나 법안을 두고 연대ㆍ연합할 가능성을 크게 본다. 그 연장 선에서 안 대표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 여부도 관심사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와 김 위원장 모두 실용정치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데다 지난 대선 때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도운 인연도 있다”며 “일부에선 김 위원장의 마음 속에 둔 중도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안 대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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