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합주도 앞섰다 “트럼프 꺾고 미국 완전히 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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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AP]

조 바이든. [AP]

미국 대선을 150일 앞둔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사진) 전 부통령이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바이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어 이 나라를 재건할 뿐 아니라 완전히 개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 #플로이드 항의 시위 확산 여파 #여론조사서 49대 42로 격차 벌려 #경제 V자 반등 땐 트럼프에 유리

바이든 후보는 조지 플로이드 살인 사건에 분노한 전국적 시위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49.3%대 42.2%) 격차를 벌리고 있다. 당선 확률도 49.9%로 트럼프 대통령(45.3%)을 앞섰다.

AP통신에 따르면 6일 바이든 후보는 지난 2일 우편투표를 한 뉴멕시코 등 7개 주 경선에서 대의원을 추가하면서 모두 2004명을 확보했다. 민주당 전체 대의원의 과반인 1991명을 넘겨 나머지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대선후보로 확정한 셈이다. 바이든 후보는 8월 17일 시작되는 주로 연기된 위스콘신주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로 선출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성명에서 “석 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무대에서 좌절하고, 배제되고, 뒤처진 미국인을 위한 캠페인을 하겠다고 했다”라며 “이 말들은 많은 미국인이 공중보건과 경제 위기를 겪으며 너무 큰 상실에 아파하고 고통스러운 오늘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미국 역사상 어려운 시기로 도널드 트럼프의 분열 정치는 전혀 답이 아니다”라며 “우리를 단합하게 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해 작동하는 경제, 존엄성 있는 일자리, 평등한 정의와 기회, 우리를 치유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함께 경제를 재건하고, 모든 사람이 함께 가도록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에선 “대선이 150일밖에 남지 않았으며 이보다 많은 것이 걸린 선거는 없었다”며 “(이번 대선은) 트럼프를 꺾고 이 나라를 재건하는 것을 넘어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고도 했다.

주말인 6일 플로이드 살인에 분노한 항의 시위가 50개 주, 650개 도시로 확산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1만명을 넘어선 건 바이든 후보에겐 유리한 상황이다. 여론조사 집계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6월 5일 현재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49.3%대 42.2%로 7.1%포인트 앞섰다. 지난 5월 24일 48.0대 42.4%(5.6%포인트)에서 격차를 더 벌렸다.

특히 역대 대선 때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아 승부처로 불리는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경합주에서도 바이든이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2016년 대선 땐 트럼프 대통령이 0.3%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미시간주의 EPC-MRA 7일 여론조사에선 바이든이 53%로 트럼프 41%를 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의 지난 1월 조사(50 대 44%)보다 격차가 두 배로 벌어졌다.

조지 플로이드 살인 사건 전후 트럼프 vs 바이든 양자 대결 여론조사 평균.[리얼클리어폴리틱스]

조지 플로이드 살인 사건 전후 트럼프 vs 바이든 양자 대결 여론조사 평균.[리얼클리어폴리틱스]

주요 대선 도박사이트의 당선 확률도 바이든 후보는 49.9%로, 트럼프 대통령을 4.6%포인트 차로 앞섰다. 당선 확률은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앞서오다 지난 2일부터 역전됐다. 바이든 후보로선 이 같은 우세를 남은 150일 뒤 실제 투표로 만들 수 있느냐가 과제다.

반면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공개된 노동부의 5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예상을 깨고 일자리가 250만 개 늘어난 데 회견을 열어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기”라며 “V자보다 훨씬 나은 로켓쉽(우주선) 반등을 할 것”이라고 기세를 올렸다.

바이든 후보는 이에 대해 “그는 생존 투쟁에 직면한 수천만 명은 완전히 잊은 채 ‘임무 완수’ 현수막을 내걸고 승리를 선언했다”며 “수많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잃은 책임은 전혀 지지 않은 대통령이 일부가 회복됐다고 칭찬받을 자격은 없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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