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입장 바꾼 WHO “일반인도 마스크 착용 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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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물리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곳에서는 일반인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대중교통이나 상점, 밀폐되거나 밀집한 곳처럼 물리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곳에서는 정부가 일반 대중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사회 감염이 있는 곳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이나 기저 질환자가 물리적으로 거리를 둘 수 없을 때 의료용 마스크의 착용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코로나19의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는 주장을 펴오던 WHO는 지난 4월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평가하고 있다”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WHO는 이용 가능한 모든 증거에 대한 면밀한 검토, 국제 전문가와 광범위한 협의를 통해 마스크 사용에 대한 지침을 갱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마스크는 코로나19 억제 전략의 한 부분일 뿐이라며, 물리적인 거리 두기나 손을 깨끗이 하는 위생 수칙을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마스크만으로는 코로나19를 예방하지 못한다”며 “검사와 격리, 추적이 최선의 방어책”이라고 말했다.

WHO는 천으로 된 마스크를 사용할 경우 적어도 3겹의 서로 다른 재료로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천 마스크의 가장 안쪽에는 면과 같은 흡수성 재료, 중간에는 필터나 장벽 역할을 하는 폴리프로필렌, 겉면에는 폴리에스터 같은 비흡수성 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실크나 구멍이 많은 재료는 피하라고 설명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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