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집단성폭행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인천경찰청장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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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여중생집단성폭행 사건 피의자 중학생 2명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지난달 9일 오후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인천 여중생집단성폭행 사건 피의자 중학생 2명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지난달 9일 오후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인천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해 이준섭(58) 인천지방경찰청장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 청장은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 감찰계가 담당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신변 보호 및 불법촬영 수사 미조치 등 수사 과정상 과오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향후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감찰 조사 대상은 전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수사관 A(47) 경위와 전·현 여청수사팀장 등 3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인천 아파트 단지에서 남자 중학생 B군(14)과 C군(15)이 동급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을 받는다.

A경위는 범행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인하고도 이를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이 아파트 관리사무실을 찾아 다시 CCTV 영상을 열람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 영상은 삭제·훼손된 상태였다. A경위는 또 피해자 측 요청에도 B군과 C군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강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뒤늦게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인해 범행 기록이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인천여성연대 등 인천 지역 여성단체는 이날 인천지법에 이들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피고인들이 다시는 이와 같은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합당한 처벌을 내려 피해자와 가족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중한 처벌로 성폭력을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가해자들이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법의 선처를 받는다면 이것은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 가족과 일반 시민들의 법적 감정과도 거리가 먼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군과 C군은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및 카메라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B군 측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했지만, C군 측은 ”B군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강간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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