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아들 여행가방에 7시간 가둔 계모…3시간 외출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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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이른바 ‘9살 의붓아들 여행가방 감금사건’과 관련해 계모는 아들을 감금한 채 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동과 함께 하는 아동학대 예방의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각종 아동학대 유형이 그려진 카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동과 함께 하는 아동학대 예방의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각종 아동학대 유형이 그려진 카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3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계모 A씨는 지난 1일 낮 12시쯤부터 오후 7시까지 7시간가량 B군(9)을여행가방에 감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오후 7시25분쯤“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19구급대가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B군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여행가방 2개 돌아가며 7시간 가량 감금 #경찰, 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조사 결과 A씨는 애초 B군을 가로 50㎝·세로 70㎝ 크기의 대형 여행가방에 가뒀다가 B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다시 가로 44㎝·세로 60㎝ 크기의 중형 여행가방에 감금했다고 한다. 119구급대가 B군을 발견한 중형 가방이었다.

A씨는B군을 가방에 감금한 뒤 3시간가량 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는 1일 오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파트 밖에 다녀왔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B군이 장난감을 망가뜨린 뒤 “내가 그런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가방에 들어가게 한 뒤 지퍼를 잠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아들이 거짓말을 해 가방에 가뒀다” “훈육 차원이었다”고 진술했다. B군을 치료 중인 의료진은 가방 안에서 산소가 부족해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한 달 전에도 아동학대 정황이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사가 A씨의 집을 방문, 상담을 진행하고 최근까지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의붓아들을 여행가방에 감금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계모를 긴급 체포해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의붓아들을 여행가방에 감금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계모를 긴급 체포해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경찰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B군의 눈 주변에서 멍 자국이 발견됨에 따라 학대나 폭행 등이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사건 당시 다른 지역에 있던 B군 아버지를 상대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일 오후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다.

천안·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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