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의붓아들을 대형 여행가방에 감금해 의식을 잃게 한 계모가 경찰에 체포됐다.
2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25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43·여)가 119에 “캐리어서 놀던 아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신고했다.
경찰, 아동학대 혐의 40대 계모 긴급 체포 #의료진 "산소 부족해 쓰러진 것으로 추정"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아들 B군(9)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식 불명 상태다. 119구급대가 아파트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A군은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B군의 몸(눈 주변)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군을 대형 여행가방(플라스틱 재질)에 감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아들이 거짓말을 해 가방에 가뒀다”고 진술했다. B군을 치료 중인 의료진도 가방 안에서 산소가 부족해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고 당시 아파트에는 A씨와 그의 자녀 2명, B군 등 4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의 친부는 일 때문에 다른 지역에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B군을 3시간가량 가방에 가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대상으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B군 친부를 상대로도 이전에도 학대나 폭행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