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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김일·장영철과 프로레슬링 전성기 이끈 ‘당수 대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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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천규덕

천규덕

‘당수촙(chop)의 대가’ 프로레슬러 1세대 천규덕(사진)씨가 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8세.

프로레슬러 천규덕씨 #탤런트 천호진 부친…현충원 안장

탤런트 천호진씨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 관계자는 이날 “천호진의 부친인 전 프로레슬러 천규덕씨가 세상을 떠났다”며 “천호진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천규덕은 한국 프로레슬링 63년 역사의 증인이었다. ‘박치기왕’ 김일(1929~2006), ‘비호’ 장영철(1928~2006)과 국내 프로레슬링을 키워내며, 1960~80년대 프로레슬링 전성기를 견인했다.

태권도 고수였던 고인은 프로레슬러 역도산이 ‘가라데 촙’으로 미국 선수들을 제압하며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을 보고 1960년 프로레슬링에 입문했다. 태권도 덕에 습득 속도는 빨랐다. 현역 군인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유로 레슬링을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부산에서 장영철과 활동하던 고인은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높아지자 서울로 와 1963년 프로레슬링에 정식 데뷔했다. 특히 필살기인 당수치기로 거구의 외국인 선수들을 쓰러뜨리는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그해 4월 레슬링과 당수를 접목한 기술로 한국 프로레슬링 주니어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고인은  이후 20여년 프로레슬링계에 족적을 남기고 1984년 은퇴했다.

고인은 1949년 육군항공대에 입대해 한국전에 참전했고, 63년 상사로 전역했다.  서울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빈소는 나은병원장례식장, 발인은 4일 오전 5시30분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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