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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여당 민주당의 "민해전술"…5일 통합당 뺀 단독개원 강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해(人海)전술이 아닌 민해(民海)전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5일 단독 개원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의총의 분위기는 친문재인그룹으로 분류되는 유기홍 의원(3선)이 자유발언에서 한 '민해전술’이라는 표현에 응축됐다. 그는 "국민께서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주신 결과를 인해전술과 비교하는 것은 민의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해전술'은 하루 전 "국회법을 앞세워 인해전술을 하겠다는 의사"라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튼 표현이다. 단독 개원을 강행하는 것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177석을 몰아준 유권자들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는 의미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의원총회에서 21대 국회 단독 개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민해전술'임을 강조했다. [뉴스1]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의원총회에서 21대 국회 단독 개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민해전술'임을 강조했다. [뉴스1]

유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인해전술’이라는 표현에 대해 “6·25전쟁 때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썼던 전술로 흥남철수와 1·4후퇴의 비극을 가져오며 우리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단어”라며 “민주당 177석의 의미를 인해전술 정도로 받아들인다면 미래통합당에는 미래도 통합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에 대해 “의총에서 다룬 안건의 핵심은 6월 5일 국회를 개원하기 위해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국회의장과 민주당 몫 부의장을 선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참석 의원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의원총회를 통해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국회 개원 일정 진행에 만장일치로 찬성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오는 5일 예정대로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의원총회를 통해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국회 개원 일정 진행에 만장일치로 찬성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오는 5일 예정대로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21대 국회의 새로운 시작이고,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각오를 갖고 출발해야 한다”며 “책임의식과 열정, 겸손의 정치를 펼쳐야 하고 그 길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시작부터 통합당에 발목을 잡혀 법이 정한 절차를 어길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며 “의원 대부분이 원내대표의 의견에 박수를 보내며 통합당을 제외한 국회 개원 일정 진행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사무처에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키로 했다. 통합당이 불참하더라도 오는 5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는 등 국회 운영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법에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결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협치로 둔갑하고 법의 뒤에서 흥정하는 것이 정치인 것처럼 포장되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반드시 청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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