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두산중공업 1조2000억 추가지원…매각대상 자산 비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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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두산중공업에 1조2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 본사. 뉴스1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 본사. 뉴스1

산은과 수은은 1일 오후 각각 신용위원회와 확대여신위원회를 열어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고, 추가 지원안을 확정했다. 산은과 수은은 추가 지원금을 절반씩 분담한다. 채권단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실사 등을 통해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2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지난달 29일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주주 유상증자 ▶주요 계열사 매각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한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정부에 보고했다. 경영정상화 안에는 두산중공업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추가 자금 투입으로 채권단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전체 지원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채권단은 지난 3월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난달에는 8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수은은 외화 채권 5억 달러(5868억원)을 대출로 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만기도래 차입금은 4조2000억원이다.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계획 실행에 따라 두산중공업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며 “채권단은 두산그룹 및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개선계획을 포함한 정상화 작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여,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결정됐지만 두산중공업 정상화의 관건은 자산 매각 성공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의 지원 대가로 3조원 이상의 자구안 마련을 약속했다. 현재 두산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 생산업체인 두산솔루스와 유압기기사업부인 두산모트롤, 두산타워 건물 등을 매물로 내놨다.

여기에 핵심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의 매각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업적 중요성을 감안하면 두산밥캣과 인프라코어의 매각 가능성은 생각하지 힘들지만, 현재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만으로 3조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만큼 두산밥캣 등의 매각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날 경영정상안 방안을 확정하며 두산그룹의 요청으로 매각대상 자산과 매각 기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채권단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모든 자산이 매각 대상”이라고만 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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