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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대충 만든 시제품으로 시장 테스트 하면 생기는 일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74)

시제품은 묘사의 정확도에 따라 낮은 수준의 시제품(Low-fidelity prototype)과 높은 수준의 시제품(High-fidelity prototype)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고객이 얼마나 우리 제품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구사하고자 하는 완성품을 더 가깝게 묘사한 시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손으로 치킨을 잡아도 묻지 않는 제품의 사용성 테스트에서 만족할만한 반응을 얻는다고 한들 실제 사람들은 손에 묻는 것을 개의치도 않고 결정적으로 아무리 손에 묻지 않아도 맛이 없는 치킨은 필요로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일단 저비용으로 빨리 시제품을 제작해 테스트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면 낮은 수준의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해 보게 된다. 낮은 수준의 시제품이 완성품에 가까운 높은 수준의 시제품에 비해 주는 장점은 테스트에 참여하는 사용자로부터 제품의 사용성에 더 집중하게 하기 때문이다. 즉, 디자인이 별로라든지 하는 평가를 배제하고 해당 제품의 기능이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제품의 전반적인 작동 프로세스가 합리성과 편리성을 갖췄는지 등과 같은 사용성 평가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페이퍼 프로토타이핑과 와이어 프레이밍은 만들기도 쉽고 바꾸기도 쉬우며, 무엇보다 테스트 참가자에게 중요한 피드백을 받기에 상당히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은 낮은 수준의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하드웨어 시제품 제작을 위해서는 3D 프린팅, 아두이노 해킹 등이 있으며 소프트웨어 시제품 제작을 위해서는 인 비전, 마블, 퀵목업 등이 있다.

제품 매력도에 대한 시제품 사용자의 구매 의사, 필요 기능, 개선 사항 등 PMF(Product-Market Fit)와 관련해 솔직한 반응을 끌어내려면 완성품에 더 가까운 높은 수준의 시제품으로 테스트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제품 매력도에 대한 시제품 사용자의 구매 의사, 필요 기능, 개선 사항 등 PMF(Product-Market Fit)와 관련해 솔직한 반응을 끌어내려면 완성품에 더 가까운 높은 수준의 시제품으로 테스트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낮은 수준의 시제품으로 사용성 테스트를 하기가 적합할 수 있으나 우리 제품이 고객의 사용 욕구를 충분히 자극하고 있는가, 즉 제품 매력도(Desirability)를 테스트하기에는 부족하다. 사용성 테스트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제품 매력도도 높을 것으로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사람들은 어린이의 언행에 불쾌하더라도 상당히 관대하게 반응한다. 어린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판단하고 제한하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마찬가지로 아직 어린 단계의 시제품인 낮은 수준의 시제품에 대해 사용자는 상당히 관대한 반응을 보이기 쉽다. 심지어 “이 제품을 향후 사용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본인의 의사와 반대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대답할 가능성도 높다.

일반적으로 현실에 가까운 선택지를 제시할수록 사람들은 더 진솔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제품 매력도에 대한 시제품 사용자의 구매 의사, 필요 기능, 개선 사항 등 PMF(Product-Market Fit)와 관련해 솔직한 반응을 끌어내려면 완성품에 더 가까운 높은 수준의 시제품으로 테스트해야 한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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