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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명대사] ‘부부의 세계’ 김영민 “잘 됐다고 들뜨지 말고, 안 됐다고 슬퍼하지 말고”

중앙일보

입력

배우 김영민(49)은 “어깨에 힘 들어가지 않고…”란 말을 여러차례 했습니다.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았다는 세간의 평을 언급하면서입니다.

2020년은 그에게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1999년 연극 ‘나운규’로 데뷔한 이래 오랜 기간 대학로 무대를 지켰던 그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킨 때니까요. 연초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시작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끈 ‘부부의 세계’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등 그가 활약한 화제작들이 줄줄이 이어졌지요. 다음달 4일엔 그가 주연으로 나선 영화 ‘프랑스여자’도 개봉할 예정이고요.

그가 자신의 20여 년 연기인생에서 찾아낸  ‘내 인생의 명대사’는 연극 ‘내 심장을 쏴라’(2010)에서 주인공 이수명으로 했던 말입니다.

 “나야.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

트라우마 때문에 세상에 적응을 못했던 수명이 “너는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대답이지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내 연기가 맞는 건가,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씩 불안감이 들어와요.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고…. 그 때 이 작품을 생각합니다. 내 불안을 피하지 말고 대면해서 맞서 싸울 때 한 발 한 발 내딛을 힘이 생기는 거 아닌가 해서요.”

‘부부의 세계’의 바람둥이 손제혁은 그를 “마스크 써도 알아보는 분들이 있는” 배우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그는 제혁이 끝내 아내와 헤어지는 결말에 대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실수, 잘못된 행동 등이 얼마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가를 잘 담아낸 결말”이어서지요.

지천명에 전성기를 연 그는 지난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결과는 내 손을 떠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습니다. 그냥 “작품 하나 하나 한 걸음 한 걸음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나에게 숙제”라면서요. 그가 스스로에게 전하는 속깊은 조언에서도 오랜 ‘무명’ 생활을 꿋꿋이 이겨낸 내공이 엿보입니다.

“잘 됐다고 들뜨지 말고, 안 됐다고 슬퍼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런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영상=김지선ㆍ공성룡, 그래픽=이경은

내 인생의 명대사

배우들이 직접 꼽은 자신의 명대사입니다. 작품의 울타리를 넘어 배우와 관객에게 울림이 컸던 인생의 명대사를 배우의 목소리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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