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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저 좀 도와주세요" 취객에 폭행당한 女택시기사의 비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저 좀 도와주세요. 큰일 났어요”

인천 서구 청라동 한 도로 위를 달리던 택시 안. 술에 취한 남성 승객이 위협을 가하자 택시를 몰던 여성 기사가 이렇게 소리칩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23일 오후 6시 5분쯤입니다. 만취 상태로 택시에 탑승한 A(57)씨가 여성 택시기사 B(59)씨를 향해 “빨리 가라”며 욕설을 내뱉습니다. 자신 때문에 벗겨진 마스크를 쓰라며 얼굴을 때리거나 급기야 성추행까지 시도합니다.

B씨의 자녀는 2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어머니께서 얼굴 타박상은 물론이고 정신적 충격이 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경제적 이유로 15년간 택시업에 종사하셨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에 대한 공포심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택시 운전자가 마음 놓고 일할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23일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한 뒤 귀가 조처했다”며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술에 많이 취한 상태라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B씨 자녀는 27일 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사의 안전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 글을 올렸습니다. 글쓴이는 “우리나라 운전자 보호법이 강화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택시 근무 환경을 개선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28일 오후 7시 기준 3만5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습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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