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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명 확진, 이번엔 물류센터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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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쿠팡 물류센터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 근무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상온1센터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쿠팡 물류센터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 근무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상온1센터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클럽에 이어 이번에는 물류센터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수가 6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서울 송파구의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에는 1600여 명이 근무하는 대형 콜센터 직원도 포함돼 있어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발 69명 마켓컬리 1명 감염 #“마스크·거리두기 수칙 안 지켜” #첫 확진자, 이태원발 감염뷔페 방문 #질본 “식당·흡연실서 전파 가능성도” #1600명 근무 부천 콜센터 직원 #쿠팡 물류센터서 알바하다 감염 #서울선 고3 이틀 등교 뒤 확진 판정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수는 27일 오후 11시 현재 69명으로, 전날보다 55명이나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인천 30명, 경기 24명, 서울 15명이다. 이곳에서 일했다가 자가격리된 인원만 4015명에 달한다.

방역 당국은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43세 여성 A씨를 첫 확진자로 추정하면서도 감염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A씨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 학원강사가 방문했던 지난 9일의 부천 라온뷔페 돌잔치에 참석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씨가 13일 이후에는 근무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감염 경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구내식당이나 흡연실 등에서 감염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물류센터 구내식당에서 100여 명의 근로자가 다닥다닥 붙어 앉아 밥을 먹어 왔고, 칸막이도 첫 환자 발생 이후에야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쿠팡 4015명 자가격리 “구내식당선 100명 다닥다닥 붙어”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7일 인천시 계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기 위해 온 시민들이 의료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7일 인천시 계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기 위해 온 시민들이 의료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휴게실과 흡연실 등에는 마스크 미착용자도 많았다고 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기본적 방역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아르바이트 학생 등 일용 근로자가 많아 유급휴가나 병가를 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쿠팡과 마켓컬리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일용직을 많이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상온1 물류센터 근무자도 일용직이었다. 마켓컬리는 이날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직원 300명 전원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직원들에게 ‘아프면 3~4일 쉬기’ 등 방역수칙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특히 단기 근무자들이 ‘무증상 감염자’일 경우 이를 걸러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의 무증상 비율은 2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특히 일용직 확진자 중에는 부천 중동 유베이스 타워 건물의 콜센터 직원인 20대 여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추가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해당 콜센터는 이 건물의 2~11층을 사용하며 16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대형 콜센터다. 쿠팡 물류센터 소재지인 부천시는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로 복귀했다.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의 등교 개학 개시일인 이날에도 교내 확진자는 계속 발생했다. 서울 등교 학생 중 처음으로 강동구 상일미디어고 3학년 학생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등교 개학 후 일주일 동안 학생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이 학생은 20, 21일 등교했다가 기침과 인후통 등 증세를 보여 조퇴했다. 대구 수성구 오성고도 3학년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인근 5개 학교와 함께 등교수업을 중단했다. 콜센터와 비슷한 환경에서 전화 영업을 해온 서울 중구 충정로 센트럴플레이스 건물 7층의 KB생명보험 보험설계사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물류센터 등의 영향으로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1265명으로, 전날 0시보다 40명 늘어났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증가 폭이 40명 이상에 이른 건 지난달 8일(53명) 이후 처음이다.

심석용·추인영·남궁민·백민정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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