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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부 자랑하려다…금융정보 공개한 백악관 대변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부한 급여 수표를 내보이는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부한 급여 수표를 내보이는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부를 알리려던 백악관 대변인이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금융정보를 노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분기 급여 10만달러(약 1억2450만원)를 미 보건복지부(HHS)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커내니 대변인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퇴치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후 자신의 급여를 전부 기부하겠다고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같은 금액을 복지부에 쾌척한 바 있다.

하지만 매커내니 대변인이 취재진이 잘 볼 수 있도록 은행이 발행한 10만 달러짜리 수표를 펼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금융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NYT에 브리핑에서 가짜 수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개된 수표는 진짜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수표라는 의미다.

이날 뜻하지 않은 금융정보 공개가 트럼프 대통령의 은행 계좌를 해킹 등의 위험에 노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같은 주요 인사의 계좌에 대해서는 추가 보호장치가 있기 때문에 이날 노출된 수표 사진만으로는 해킹될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표 보여주며 브리핑하는 백악관 대변인.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수표 보여주며 브리핑하는 백악관 대변인.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에서는 언론이 대통령의 ‘기부’에는 주목하지 않고 개인정보 노출 논란에만 신경 쓴다며 불만을 표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급여는 새로운 코로나19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부됐다”며 “그러나 미디어는 단지 이런 사실관계를 보도하지 않고 수표가 진짜냐, 아니냐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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