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박병석 추대냐 맞대결이냐…김진표 입에 시선집중

중앙일보

입력

왼쪽부터 박병석, 김진표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왼쪽부터 박병석, 김진표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오랫동안 말씀을 나눴다. 필요하면 한 번 더 접촉할 수 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일(20일) 오전 중 최종 결정을 말씀드리겠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

21대 첫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경쟁해 온 박병석(6선·68), 김진표(5선·73) 민주당 의원이 당내 경선 후보등록 첫날인 19일 한 말이다. 박 의원과 김 의원은 전날 만찬 회동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확인했다.

박 의원을 돕는 한 중진 의원은 "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21대 국회 첫 국회의장으로서 개혁 노선을 잘 밟겠다'는 뜻을 전하며 양보를 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양측은 20일로 후보등록을 하루 미루기로 했다. 김 의원이 20일 오전 결단을 내려 후보등록 여부를 정하면 박 의원은 뒤따라 후보등록을 할 예정이다.

'박병석 추대론'을 제기해 온 인사들은 그동안 "관례대로 최다선부터 하는 게 순리"(서울 중진의원)라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국면에서 의장 경선 과열은 바람직하지 않다"(서울 재선 의원)"충청권 배려가 필요하다"(충남 재선 의원) 등의 논리를 펴 왔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만찬회동으로 이제 마지막 공이 '일하는 국회의장론'으로 박 의원에 맞서 온 김 의원에게 넘어온 모양새다. 지난 8일 민주당 당선인 전원에게 돌린 편지에 김 의원은 "의전 국회의장이 아닌, 이제는 일하는 국회를 국회의장이 선도해야 한다"고 썼다. 맞불이냐 일보후퇴냐를 둘러싼 김 의원 주변의 의견은 분분하다. "박 의원을 추대하면 후반기 의장에 도전할 때 박 의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끝까지 경쟁하면 되레 견제를 받을 수 있다"(3선에 성공한 의원)는 소극론과 "후반기에도 잠재적 경쟁자가 많다. 실제 선거운동을 하며 지지그룹을 형성해야 뒷날을 기약할 수 있다"(한 최고위원)는 적극론이 엇갈리고 있다. 김 의원 측 인사는 "후보등록 준비는 끝났다. 말 그대로 하루 더 고심할 것이다. 출마 확률은 절반"이라고 했다.

경선으로 가게 되면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지의사를 감추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박 의원을 지지한다는 의원들이 많지만 의원단 내에서 무기명 투표로 치러지는 경선 결과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태년 의원의 1차 과반수 득표를 점친 의원은 거의 없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시민당과의 합당(지난 18일)으로 원내대표 선거 때에 비해 투표에 참여할 초선 수가 68명에서 82명으로 늘어났다"며 "결과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민주당 몫인 1석의 국회부의장 경선 구도도 20일 확정된다. 지난 15일 4선의 김상희 의원이 공식 출마 선언을 했고, 김진표 의원과 호흡을 맞춰왔던 충북 5선 변재일 의원은 이날 "최초 여성 국회의장단 탄생의 대의를 위해 전반기 의장단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임에도 제헌국회 이래 대한민국 헌정사 73년 동안 국회 의장단에 여성 대표자는 없었다"며 여성 부의장 탄생의 명분을 강조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상 기후 재난 비상 대응 국회 토론회에서 제21대 국회의장 후보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오른쪽)과 김진표 의원이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상 기후 재난 비상 대응 국회 토론회에서 제21대 국회의장 후보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오른쪽)과 김진표 의원이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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