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1위 다투던 SK, 어쩌다 8연패에 꼴찌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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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1위를 다투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쭉 미끄러졌다. 8연패를 당하면서 10위까지 처졌다.

한동민이 홈런을 치고 돌아오자 SK 동료들이 더그아웃에서 '의료진 힘내세요'라는 의미의 세리머니로 축하해주고 있다. 김민규 기자

한동민이 홈런을 치고 돌아오자 SK 동료들이 더그아웃에서 '의료진 힘내세요'라는 의미의 세리머니로 축하해주고 있다. 김민규 기자

SK는 16일 인천 홈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8연패에 빠졌다. SK가 8연패를 당한 것은 2016년 9월 9연패를 당한 이후 처음이다. SK는 1승 9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9위 KT 위즈(3승 7패)와는 2경기 차다.

2018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SK가 어쩌다 올해는 꼴찌로 떨어진 걸까. 가장 큰 문제는 침묵하고 있는 방망이다. SK의 팀 타율은 0.221, 28타점으로 최하위다. 한때 홈런군단으로 불렸지만, 올해는 8홈런으로 7위다. 홈런 1위 두산은 17개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득점권 타율이 0.167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1할대다.

SK 타선에는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 SK 주장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인 최정의 부진이 안타깝다. 최정은 타율 0.129, 1홈런, 1타점으로 헤매고 있다. 급기야 지난 15일 NC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 덩달아 중심 타선이 식물이 됐다. 제이미 로맥이 타율 0.270, 1홈런, 3타점으로 역시나 부진하다. 주전 포수 이재원과 주전 외야수 고종욱은 부상으로 빠져있다.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올해 타격감이 살아난 장타자 한동민만 타율 0.333, 5홈런, 11타점으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염경엽 SK 감독은 17일 인터뷰에서 "야구는 타자들이 득점을 내야 이긴다. 중심 타자들이 살아나야 하위타선도 살아나고 타순이 원활하게 연결된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타선이 안 터지다 보니 마운드에서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특히 불펜진이 그렇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7.55로 9위다. 지난 시즌 세이브 1위 하재훈은 구속이 떨어졌고, 필승조 중 한 명인 서진용은 컨디션 난조로 부진하다. 정영일과 김세현도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2군에 있다.

선발 투수는 닉 킹엄, 리카르도 핀토, 박종훈, 문승원, 김태훈 등이 잘 돌아가고 있지만, 지난 시즌 김광현이나 앙헬 산체스처럼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킹엄은 팔꿈치 근육이 뭉쳐 지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킹엄은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7이닝 3자책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12일 LG 트윈스전에선 3과 3분의 2이닝 8실점(5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팔꿈치 통증으로 구속이 떨어졌다.

염 감독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는 144경기 중 이제 10경기를 치렀다. 아직 갈 길이 먼 SK에게 시즌 초반 부진이 보약이 될 수도 있을까.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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