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고3 20일 등교" 강행 속…서울과학고는 27일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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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과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과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3 등교가 20일로 미뤄진 가운데, 교육부는 "추가 연기는 검토하지 않는다"며 등교를 강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는 자체적으로 고3도 등교일을 일주일 미뤄 27일에 등교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안내했다. '20일 등교'에 대해 학교와 교육청, 교육부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서울과학고는 고3, 고2 등교일을 5월 27일(고1은 6월 3일)로 안내했다. 13일 학교 홈페이지에도 27일에 등교한다는 학사일정표를 올렸다. 교육부가 고3 등교일을 20일로 정했는데, 일주일을 더 늦춘 것이다.

서울과학고 관계자는 15일 “영재학교는 대학처럼 과목을 선택해서 이수하는데, 3학년은 절반 정도가 2학년과 같이 듣는 과목이다”며 “고민 끝에 3학년 등교를 2학년에 맞춰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20일에 등교하라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등교 시작일을 정해준 것이라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측도 문제될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과학고는 영재학교라 여느 학교와 달리 영재교육진흥법의 적용을 받아 자율적으로 학사를 운영한다”며 “2~3학년이 같이 듣는 과목이 있는데 2학년 등교를 앞당길 수 없으니 2학년 등교일에 3학년이 맞출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고3 등교일을 20일로 결정한 가운데,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가 자체적으로 등교일을 일주일 늦춰 27일로 안내했다. 홈페이지 캡쳐

교육부가 고3 등교일을 20일로 결정한 가운데,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가 자체적으로 등교일을 일주일 늦춰 27일로 안내했다. 홈페이지 캡쳐

영재교육진흥법 적용을 받는 영재학교는 전국에 8곳이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도 20일에 3학년 학생들을 귀교시키지만 수업은 21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전국에서 학생들이 돌아오기 때문에 당일 정상 수업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영재학교는 초·중등교육법을 적용받는 다른 학교와 달리 학기 시작이나 수업일 등의 학사 운영을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감염병 상황에서 원격수업을 하거나 휴업·등교중지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초·중등교육법에 기초하고 있어 이들 학교에 대한 등교일 해석이 엇갈린다.

교육부 "20일 반드시 등교해야, 영재학교 예외없어" 

교육부는 영재학교도 정부가 정한 20일에 등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진용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장은 “20일엔 모든 고3이 반드시 등교해야 한다”며 “영재학교라 해도 따로 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도 “20일 등교는 원칙이고, 등교 이후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은 교육청과 학교가 결정할 수 있다”며 “서울과학고도 등교일을 바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14일 등교 연기가 없다며 예정대로 20일 등교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서울과학고 측은 등교일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15일에 다시 개학일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민희·남윤서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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