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코로나, 방심하면 단번에 확산된다"며 한국 거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라 일본 전역에 발령했던 긴급사태선언을 대부분의 지역에서 해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방심하면 코로나는 단번에 확산된다"며 한국을 사례로 거론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저녁 6시부터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였다.

기자회견서 "한국 나이트클럽서 집단감염" #단 한번도 한국 방역 칭찬한 적 없는 아베 #독일 싱가포르와 함께 재확산사례로 거론 #모두 발언과 회견 말미에 두 번이나 언급 #"유럽 미국보다 日확진자 매우 적다"주장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에 내려졌던 긴급사태선언을 39개 지역에서 해제하면서 그 배경 등을 설명하는 회견이었다.

한국 관련 발언은 모두 발언 초반부에 나왔다.

아베 총리는 "그 어떤 생활수칙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감염 리스크를 제로(0)로 만들 수는 없다"며 일단 코로나19를 수습했지만 다시 감염이 확산된 국내외의 사례를 차례차례 거론했다.

먼저 2월말~3월초 감염이 확산된 뒤 한때 수그러들었지만, 자체적으로 발령했던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한지 2~3주만에 재차 확진자가 증가한 일본 홋카이도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독일에선 행동제한을 해제한 직후 감염자가 증가세로 돌아서 다시 도시봉쇄를 해야 했던 지역이 있었다","당초엔 코로나 억제에 성공했다던 싱가포르에서도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라며 독일과 싱가포르를 언급한 뒤 "지난주 한국의 나이트클럽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심하면 코로나는 단번에 확산된다"고 말했다.

홋카이도와 독일, 싱가포르 등과 함께 한국을 '방심으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하며 일본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한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한국 방역'의 장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그런 아베 총리가 이태원 클럽내 집단감염을 공식적인 기자회견에서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아베 총리는 회견 말미에도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을 다시 한번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국민들에게 "(긴급선언이 해제되더라도)지금까지 이상으로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국민 여러분이 협조해 주시면 새로운 길을 열 수 있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의 갈팡질팡 대응에 큰 비판이 쏟아진 것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일본의 확진자 수는 압도적으로 적고, 이는 객관적인 사실”이란 말도 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에 대해 “리먼 쇼크때와는 비교할 수 없으며, 100년만에 1번정도 찾아오는 위기”라며 “경제대책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회견에선 ‘일본판 검찰 장악 시도’논란이 일고 있는 검찰 정년연장 관련 법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아베 총리는 “국회가 심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란 취지로 피해나갔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