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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온라인 개학으로 남은 무상급식비, 최고 30만원까지 교육재난지원금으로 지급

중앙일보

입력

12일 학생 전원에게 10만원씩 교육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한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왼쪽)과 김석준 교육감. 부산시교육청

12일 학생 전원에게 10만원씩 교육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한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왼쪽)과 김석준 교육감. 부산시교육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면서 남은 무상급식 예산을 교육 재난지원금으로 학생들에게 되돌려주는 자치단체와 의회, 교육청이 늘고 있다. 가정에서 급식비와 원격수업 통신비 부담 등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비를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의도다. 교육 재난지원금은 학생에게 지급하는 게 다를 뿐 정부와 자치단체가 각 가정에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과 성격이 같다.

부산시·울산시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기로 #제주도는 7만6000명에게 30만원씩 지급해 #“남은 무상급식비 등으로 소요재원 마련해” #학부모들 환영,일부 절차상 하자 지적 나와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의회는 휴업과 온라인 개학으로 무상급식 등 교육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 초·중·고 전체 학생 30만7819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교육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소요재원 307억여원은 학교 휴업 기간 중 미집행된 급식비와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마련한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3~4월분 무상급식비 186억원이 남아있어 예비비 등을 더하면 소요재원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연합뉴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연합뉴스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 의회는 다음 달 ‘부산시교육청 교육 재난지원금 지급 조례’ 제정과 추가경정예산안 승인 절차를 거쳐 다음 달 말쯤 학생 계좌에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앞서 울산시교육청과 울산시, 시의회, 5개 구·군은 지난달 23일 441개 초·중·고 학생 15만1412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교육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 기준 남아있는 무상급식예산 93억원에 시 교육청 예산을 더해 지원금을 확보한다는 것. 관련 조례가 지난 12일 울산시의회에서 통과되면서 시 교육청은 14일부터 스쿨뱅킹 통장으로 학생들에게 1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부모가 신용불량자여서 스쿨뱅킹 통장이 없는 학생에게는 상품권을 지급한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 온라인개학으로 학생들이 교실에서의 수업과 돌봄, 생활지도와 상담,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학부모는 통신비와 식료품비 증가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국가가 책임지는 공교육 원칙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 연합뉴스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 연합뉴스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만 7세 이상 초·중·고 학생 7만6000명에게 1인당 30만원씩 총 228억원의 ‘제주교육희망 지원금’을 오는 6월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로부터 아동 돌봄 쿠폰을 받는 만 7세 미만 학생은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도 교육청은 선불카드 형태로 지원금을 주되 온라인쇼핑몰, 학원, 대형마트,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 선불카드는 발행 후 3개월 이내 소진해야 한다. 제주도교육청 역시 집행되지 않은 급식비 등으로 지원금을 확보한다.

 교육 재난지원금 지급에 학부모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학부모는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부산에서 10만원의 지원금이 나온다니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겠네요”라고 했다.

 하지만 비판도 없지 않다. 김광명 부산시의회 의원(미래통합당)은 “의도야 좋지만,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이 소수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고, 추경 예산안이 상정되기 전에 지원금 지급 계획부터 발표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제주·울산=황선윤·최충일·백경서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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