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골프 회동 논란 대구시장 보좌관 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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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대구광역시청 청사 전경. 연합뉴스

대구 중구 대구광역시청 청사 전경. 연합뉴스

대구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대구시장의 보좌관이 골프 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된 보좌관은 “조직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4월 25일 토요일 골프 회동 사실 알려져 #대구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안 어겨” #논란 일자 “조직 누끼쳐 죄송 ”자진사퇴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의 측근인 보좌관 A씨가 지난달 25일 토요일 한 골프장에서 기업인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 그날은 0시 기준 대구 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명 증가해 누적 환자가 6845명이 된 날이다.

정부가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 시행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은 끝난 시점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구시는 당시 지역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연장해 펼치고 있었다.

대구시는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난 지난달 19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시민사회가 방역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 범시민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골프 회동을 했다는 소식이 공직 사회에 전해지자 대구시 내부 게시판에도 이를 질타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이끌며 사태 초기부터 귀가하지 않고 시장 집무실에서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지휘한 열정을 보였는데, 반면 시장 측근은 골프장에서 기업인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는 지적이 담겼다.

논란의 중심에 선 A씨는 결국 12일 대구시에 자진 사퇴의 뜻을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A씨는 12일 비서실을 찾아 “사려깊지 못한 큰 실수로 시장님과 대구시 조직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를 보고 받은 권 시장은 “이런 행위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대구시의 방역 활동에 참여해 주시는 시민과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의료인, 공무원들에게 상처를 주는 있을 수 없는 실수다. 가슴 아프지만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사표를 수리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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