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0명, 이태원 최소 12명···클럽 감염 쇼크, 이틀차에 갈렸다

중앙일보

입력

부산에선 0명, 서울에선 최소 12명.

대구 10대 확진자 들렀던 부산 클럽서는 추가 감염자 없어 #이태원 클럽 접촉자 확진 속출..당국 "전염력 높은 시기 클럽 방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기 전 들렀던 클럽발(發) 추가 감염자 차이다. 지난달 대구 10대 확진자가 갔던 부산 클럽에서는 연쇄 감염이 없었는데 경기 용인시 20대 확진자가 방문한 서울 이태원 클럽에선 8일에만 최소 12명의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오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 입구에 구청의 일시 폐쇄 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 입구에 구청의 일시 폐쇄 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용인 20대 남성이 지난 6일 확진된 지 이틀 만에 이 남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14명으로 늘었다. 방대본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인과 직장 동료 외에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만 최소 12명이 확인됐다. 당국이 파악한 클럽 방문자 수는 1500여명으로 향후 추가 감염자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앞서 대구의 10대 확진자가 방문한 부산 클럽에서도 400여명이 노출돼 대규모 감염 우려가 나왔지만 이후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8일 브리핑에서 “부산에서도 유흥시설에 확진자가 방문해 400~500명 정도 노출이 있었다”면서 “다행히 이후에 유흥시설 관련돼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당국은 그간 부산 클럽 등 다른 유흥시설 사례와 달리 이번에 추가 감염이 많이 발생한 건 확진자의 바이러스 전염력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태원 집단감염의 초발 환자로 지목된 용인 환자는 지난 2일 이태원 클럽 세 군데를 방문했다. 이날은 이 환자의 증상이 발현된 날이기도 하다. 통상 코로나19는 발병 초기 전염력이 높은 만큼 다수에게 전파가 이뤄졌을 거란 게 당국 판단이다.

7일 오후 경기 용인 20대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의 모습. 뉴시스

7일 오후 경기 용인 20대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의 모습. 뉴시스

정 본부장은 “2일부터 발병했고 (코로나가)발병 초기 가장 전염력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검사를 해 본 결과 (확진자의) 바이러스 양이 상당히 많았다. 전염력이 높은 시기에 시설(클럽)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는 특히 클럽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해당 유흥시설 입장을 대기하면서 마스크를 썼지만,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시설에서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 위험한 조건을 다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부산에서 클럽에 들른 확진자의 경우 증상 발현 이전에 시설을 방문했다. 클럽을 찾았던 당시 증상이 없었고, 이틀 뒤부터 인후통과 두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정 본부장은 “전파력에서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경기 평택 미군기지 인근 와인바에서는 업주를 포함해 20명 넘게 확진됐다.

클럽과 술집 등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과 밀접한 접촉 등 코로나가 쉽게 전파할 환경을 갖춰 언제든 집단 감염지로 떠오를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향후에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다수가 모이는 고위험시설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뒤 위험성에 따라 방역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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