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 잡고보니 격리 이탈자, 안심밴드 채우려는 사이 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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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위반자 안심밴드. 뉴스1

자가격리 위반자 안심밴드. 뉴스1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이 자가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해외입국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30대 남성을 절도죄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부산시는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멕시코서 입국한 30대 남성 자가격리 중 절도 #경찰에 붙잡힌 뒤 안심밴드 착용 위해 보건소로 인계 #자택으로 돌아간 30대 남성 또다시 무단 이탈해 격리 조치 #

 7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타인의 신용카드를 훔쳐 사용하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지난달 29일 멕시코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대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자가격리 기간은 오는 14일까지다.

 경찰은 A씨를 절도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날 오후 4시쯤 부산 서구 보건소로 인계했다. 보건소는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한 A씨에게 안심밴드 착용을 시도했다. 안심밴드는 자가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사람에게 착용하는 위치추적장치로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A씨의 휴대전화는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못하는 구형(2G)이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하는 동안 A씨를 자가격리 장소인 자택으로 돌려보냈다.

 보건소는 시스템을 보완한 뒤 이날 오후 9시 10분쯤 A씨의 자택을 찾았다. 그러나 A씨는 집을 나가고 없는 상태였다. 보건소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2시간가량 수색을 벌인 끝에 부산 중구 충무동 한 여인숙 골목에서 A씨를 발견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두 차례나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한 A씨는 곧바로 부산시가 마련한 자가격리시설인 한 호텔에 격리됐다”며 “A씨는 절도죄 혐의로 조사는 받는 동시에 부산시가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자가격리 중이던 부산에 거주하는 52세 남성 B씨가 1시간가량 외출을 했다가 주민 신고로 적발돼 안심밴드를 착용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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