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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값 안내리나, 비축량 충분한가" 학부모들은 등교 걱정

중앙일보

입력

6일 경남 김해 관동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거리를 두고 앉아 돌봄교실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경남 김해 관동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거리를 두고 앉아 돌봄교실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3일부터 순차 등교·개학을 앞두고 교육당국은 마스크를 얼마나 비축해 놨을까. 앞으로 매일 등교하면 마스크 비용도 만만찮을텐데 가격은 안 내리나….
초·중·고교 개학을 앞두고 마스크 관련해 학부모들이 요즘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3월 말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적 마스크 공급을 요청했다고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1차 437만 장(3월 23일), 2차 450만 장(4월 13일), 3차 286만 장(4월 20일) 등 총 1173만 장을 교육당국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1173만 장 중 초등학교 1~2학년 등 저학년이 쓸 만한 소형 마스크는 481만 장, 중대형 마스크는 692만 장이다.
교육부는 개학 시 교사, 학생들이 마스크 지참을 깜박하거나 교내활동 중 망가질 경우에 대비해 마스크를 비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고3을 시작으로 매주 초·중·고교 1~2학년생들이 6월 1일까지 순차 개학함에 따라 현재로썬 교육부가 확보한 마스크 비축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개학이 막상 시작되면 학교나 가정별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할 수 있어 보건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순차 등교·개학 기간 마스크 수급상황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 달 전부터 약국에 일주일에 2~3회 소형 마스크를 확대 공급하고 있다”며 “(개학을 앞두고) 저학년 학부모들이 가까운 약국에서 소형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공적마스크 1173만 장 비축 #"매일 등교에 마스크 수요 큰 데 가격 부담" #'마스크 가격 내려달라' 국민청원 등장

6일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 입원환자, 요양시설 입소자를 위한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가 허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고등학생,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방안을 마련해 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6일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 입원환자, 요양시설 입소자를 위한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가 허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고등학생,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방안을 마련해 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학부모들 사이에선 마스크 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공적마스크 가격 내려주세요’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최근 정부가 마스크를 해외에 100만 장 보낸다 하고 이제 수급량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는데 왜 공적마스크 가격은 여전히 내리지 않나”며 일주일에 3장씩 네 식구가 사려면 부담이 된다는 취지로 적었다. 이 청원은 6일 오후 5시 현재 1624명이 동의했다.
현재 공적 마스크는 KF94, KF80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1장에 1500원이다. 하지만 마스크 대란이 빚어졌던 2~3월에 비하면 지난달부터 마스크 재고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가 공개한 지난달 넷째주 주간 마스크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쳐 8652만 장이었다. 소비량은 4850만 장으로, 약 3800만 장이 재고로 쌓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최근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선 KF80 마스크의 경우 가격이 인하돼 판매되기도 한다.
그러나 식약처는 마스크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점은 인정하면서도 가격 인하와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이 지난 3월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마스크 공적판매 수급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이 지난 3월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마스크 공적판매 수급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차장은 브리핑에서 “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마스크 가격은 생산·유통·판매 단계의 비용을 종합해 정한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차장은 이어 “식약처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관계부처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공적 마스크 외에 덴탈마스크나 면 마스크 사용도 괜찮다고 강조한다. 일반 마스크는 시중에서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크다. 이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여모(40)씨는 “어린 자녀가 쓰는 마스크는 아무래도 미세입자 차단 기능이 큰 공적 마스크를 사게 된다”며 “매일 등교하면 하루에도 여러 장이 필요할 수 있는데 정부가 가격 인하를 진지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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