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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천 화재’ 현장사무소 등 추가 압수수색…희생자 악성 댓글도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긴 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3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긴 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를 수사하는 경찰이 관련 업체들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본부에 따르면 수사본부는 이날 20여명을 투입해 이날 오전 9시 50분 이천 모가면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의 시공사 현장사무소와 공사 관련 업체 사무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약 9시간 만인 오후 7시 30분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공사 설계·시공 관련 자료를 확보한 뒤 소방법 등 관련법 위반사항은 없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0일 공사 시공사인 주식회사 건우의 충남 본사 사무실, 건축주인 주식회사 한익스프레스의 서울 서초구 본사 사무실, 감리업체, 설계업체 등 4개 업체 5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이천시를 찾아 물류창고 공사와 관련한 인허가 서류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2일과 3일엔 공사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으며 화재 당시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공사 관련 핵심 관계자 17명에 대해 긴급 출국금지 조처를 내린 경찰은 이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 기관과 현장 감식을 두 차례 진행했으며 오는 6일 추가 현장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유해 수습을 위한 정밀 수색을 통해서는 신체 일부 6점과 휴대전화 14개 등 총 57점을 수거했다. 훼손이 심해 채혈 검사만으로는 사인을 밝힐 수 없는 사망자 18명 가운데 부검하지 않은 5명은 유족 동의를 얻어 부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희생자 등을 향한 사이버상 악성 게시물에 대해 엄정 수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피해자나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악성 댓글·게시글은 삭제 조치하고, 사이버수사대에서 직접 지휘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안전관리자 없었다”…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4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앞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엄벌을 정부에 촉구했다.

유가족대책위는 “정부가 건설 현장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해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더는 변명하지 말고 법체계를 개선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건축주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시 안전요원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이처럼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돌아가신 분들의 의미를 찾아주고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더욱 강화하고 건설안전 관리시스템을 철저하게 관리하기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쯤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큰불이 나 근로자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불길은 폭발과 함께 지하에서 시작해 건물 전체로 순식간에 퍼져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해 화재 원인과 안전 관련 위반사항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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